경쾌한 발걸음이 계속될 것만 같았던 나날들이었다.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렇게 순식간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왕도는 없었다. 마음을 새로 다잡고 끊임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마침표를 찍고 다시 일어섰다. 골 감각을 되찾은 김천 상무 공격수 고재현(27)의 얘기다.
발끝이 뜨겁다. 3일 현재 11경기에서 4골 1도움으로 활약하고 있다. 팀 내 득점, 공격포인트(5개) 모두 1위다. 출발부터 화끈했다. 지난 2월2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부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4월 군 복무를 위해 김천 상무에 입대한 이후 처음 터트린 골이었다. 답답함이 해소된 덕분이었을까. 개막 첫 6경기에서 3골을 몰아쳤고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다. 그는 “다시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내고 싶다”며 “더 많은 득점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잠재력을 현실로 바꾼 선수다. 고재현은 대구 대륜중과 대륜고를 거쳐 2018년 대구FC에 입단한 로컬 보이다.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1대1 돌파 능력도 뛰어나다. 윙 포워드가 주 포지션이지만,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도 있다.
입단 6년 차이던 2022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32경기 출전해 13골 2도움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2023년에는 37경기에서 9골 1도움으로 활약을 이어가며 팀 중심 공격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목을 잡았다. 2024년 수장이 바뀌면서 팀 전술에 큰 변화가 발생했고, 윙백 또는 측면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옮겨야 했다.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폭발력을 잃었고, 결국 그해 33경기 1골에 그쳤다. 문제는 자신감 상실이었다. 그는 “수비 중심으로 경기에 나서면서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감이 떨어졌고 슬럼프에 빠졌다. 많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마음을 다잡았다. 입대를 새로운 기회로 여겼다. 훈련마다 문전에서 날렵한 움직임을 보였고 패스와 크로스가 이어지면 어김없이 골문 앞에 나타났다. 주승진 김천 감독은 고재현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그를 붙박이 윙포워드로 기용했다. 고재현은 “감독님이 선수를 믿는다는 부분이 크게 다가온다. 그 부분이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증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이동경(울산 HD), 이동준, 김승섭(이상 전북 현대) 등이 전역하며 발생한 공백을 고재현이 채워주면서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재현은 “김천에서 더 발전하고 업그레이드가 돼서 나오자고 생각했다”며 “동계 훈련 때부터 힘들 때마다 아픈 시절을 되뇌었다. 덕분에 이곳을 터닝 포인트 삼아 더 발전하고 싶다는 독한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 흐름을 쭉 이어갈 수 있도록 더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