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수 노시환(한화)이 잠시 쉼표를 그린다. 지난 13일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개막 13경기 만이다. 타격 부진 때문이다. 이 기간 타율 0.146에 그쳤다. 8일 인천 SSG전부터 4경기 연속 침묵했다. 득점권 타율은 0.095까지 떨어진다. 강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아직까지 손맛을 보지 못한 것은 물론, 터지지 않는 방망이는 수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3개의 실책을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타순을 조정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헤매는 모습이었다.
조금은 놀라운 결단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뚝심의 야구를 선보여 왔다. 한 번 선수를 믿으면, 조금 헤매더라도 믿고 기다린다. 지난 시즌 노시환이 침묵할 때도 마찬가지.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바 있다. 당시 노시환은 후반기 반등에 성공,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32개)을 새로 작성했다. 이번엔 다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부터 비롯된 부진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고 봤다.
노시환은 한화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례 없는 초대형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7년부터 2037년까지 11년 총액 307억원 규모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노시환에 대해 “(FA 계약 후) 더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표팀에서도 그렇고 생각대로 잘 안 나왔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하다. 팀도 팀이지만 본인을 위해서라도 한 발짝 물어나서 조금 시간을 갖는 게 어떨까 싶어 빼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귀 시점을 정하고 내려 보낸 것은 아니다. 퓨처스(2군)서 재정비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일단 지명타자로 두 경기 정도 소화할 듯하다. 한화가 속도를 올리기 위해선 노시환의 화끈한 한 방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FA 계약이라는 게 좋기도 하지만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은 것”이라고 운을 뗀 뒤 “결국엔 (노시환이) 다시 올라와서 쳐줘야 한다. 그땐 (부담을) 좀 덜어내고 가벼운 맘으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장의 뜻을 모르지 않을 터. 노시환은 직접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문자를 많이 보냈더라. 거기에 대한 내 생각을 짧게나마 보냈다. 갈 길이 멀지 않나. 빨리 좋아져서 올라오길 바란다”고 끄덕였다. 당분간 3루는 이도윤이 맡을 전망이다. 13일 기준 올 시즌 9경기에 나서 타율 0.417을 마크했다. 김 감독은 “(이)도윤이가 그간 컨디션이 좋은데도 시합에 많이 못 나갔다. (노)시환이가 없는 사이에 그 자리에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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