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어깨를 우익수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수비 범위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비 범위의 약점을 지우고, 강한 어깨를 살려 우익수로 이동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년 넘게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를 취재 중인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의 앤드류 배걸리 기자는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메일백’ 코너를 통해 이정후의 포지션 이동을 언급하며 “이정후의 어깨를 우익수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뛰어난 중견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유는 이정후의 수비 범위 때문이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지난해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를 수치화한 지표(OAA)에서 음수(-5)에 머물렀다.
OAA는 타구의 속도나 방향, 각도를 바탕으로 수비수의 이동 거리와 방향, 타구의 체공 시간 등을 따져 포구 확률을 계산해 평균 대비 추가로 잡았거나 놓친 누적 아웃을 뜻한다. 이 부문 1위는 미국 국가대표팀 외야수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시카고 컵스)으로 +24를 기록했고, 내셔널리그(NL) 중견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야구 통계를 다루는 ‘TJ스탯츠’ 역시 같은 지점을 짚었다. “이정후는 타석에서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좋은 선구안, 주루 능력, 강한 어깨를 갖췄다”면서도 “다만 수비에서는 수비 범위가 좁아 코너 외야수가 더 적합하다. 중견수 역할은 (오히려) 그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평가했다.
우익수로 이동할 경우 적응에만 성공하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정후는 ‘저격수’ 본능이 빼어난 편이다. 지난해 외야에서 7개의 어시스트를 작성해 이 부문 NL 7위에 올랐다. 송구 속도는 시속 147.1㎞로 MLB 상위 9%를 마크했다. 중견수 수비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강견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익수는 상대 주자들의 추가 진루를 억제하는 게 중요한 포지션이다.
섣불리 판단할 영역은 아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한화 약 1652억원)를 투자한 핵심 자원이다. 동포지션 선수 영입 시도는 물론, 포지션 변화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또한 코너 외야수로 자리를 옮길 경우 수비 부담이 줄어든 만큼 방망이로 보여줘야 할 기대치가 중견수에 비해 큰 편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서 빅리그 두 번째 시즌을 보내며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굳혔다. 어깨 부상으로 쉼표를 찍어야 했던 2024년을 떨쳐내고, 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4를 기록했다.
더 큰 도약을 꿈꾼다. 미국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는 이정후의 올 시즌을 향해 “141경기서 11홈런 11도루 및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2.9를 써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비 범위에 대한 여러 시선들은 이정후에게 있어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그가 새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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