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디높던 만리장성도 두드린다…신유빈, 세계랭킹 ‘톱10’ 재진입 청신호

사진=신화/뉴시스

한국 여자탁구의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의 발걸음이 가볍다.

 

‘삐약이’ 신유빈은 4일(현지 시간) 국제탁구연맹(ITTF)이 발표한 ‘2025년 45주차 여자단식 세계랭킹’서 12위에 자리했다. 종전 14위에서 2계단 상승한 위치다. 신유빈은 올해 초 9위까지 올랐던 기억이 있다. 톱10 재진입이 머지않은 듯하다.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AG)’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2026년 9월 예정). 희망의 불씨가 타오른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 앞선 두 경기서 안정적 경기력을 펼쳤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차이나 스매시가 대표적이다. 그랜드 스매시는 WTT 시리즈 중 세계선수권을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큰 대회다. 새 역사를 썼다. 세계랭킹 최상위권 자원들이 대거 출전했음에도 한국 선수 최초로 여자단식 4강에 올랐다. 700포인트를 따냈다. 

 

프랑스 몽펠리에서 열린 WTT 챔피언스 대회에서도 준결승에 올랐다. WTT 챔피언스는 WTT 시리즈 중 그랜드 스매시 다음으로 높은 대회다. 한국 여자선수로는 WTT 챔피언스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50포인트를 가져갔다. 누적 랭킹포인트는 2310점. 일본의 하야타 히나(2275점)와 오도 사쓰키(2190점)를 제치고 순위를 끌어올렸다.

 

사진=뉴시스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인상적이다. 만리장성의 벽을 조금씩 두드리고 있다. 그간 복식에선 가능성을 봤지만, 단식에선 격차가 컸다. 차이나 스매시 전까지만 하더라도 신유빈의 올 시즌 중국 상대 전적은 1승9패였다. 이제는 아니다.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이나 스매시서 콰이만(세계랭킹 5위)을, WTT 몽펠리에선 천이(8위)를 꺾은 바 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탁구계를 휘어잡고 있다. 최강 쑨잉사(1위)를 비롯해 왕만유(2위), 천싱통(3위), 왕이디(4위) 등 세계랭킹 최상위권을 싹쓸이 중이다. 신유빈이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선 이른바 중국 1진을 잡아야 한다. 일단 톱10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할 듯하다. 현재 10위권 선수들과의 포인트 격차가 300~400점 내외로 좁혀졌다.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무대는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대회다. 6일 황히화(대만·49위)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또 한 번 치열한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결승에 오르면 랭킹 포인트 700점을 받게 된다.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번 대회서 중국 톱랭커들이 대거 불참했다. 일본의 오도, 하리모토 미와(7위) 등과의 맞대결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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