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넘어야 KS行… ‘얄궂은 운명’ 강민호-손아섭, PO 외나무다리서 만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제공

 

그 누구보다 간절한 목표다. 일단 눈앞의 상대부터 이겨내야 한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전우라도 말이다.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가 17일부터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격돌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소속팀 롯데서 동고동락했던 포수 강민호(삼성), 외야수 손아섭(한화)의 외나무다리 만남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자타공인 KBO리그를 대표하는 별들이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강민호는 데뷔 21년 차인 지난 시즌에서야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을 정도다. 삼성은 2024시즌 KS에서 KIA를 만났고,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준우승했다.

 

올해로 19년 차인 손아섭은 2011, 2012년 롯데 시절과 2023년 NC 시절 PO 무대까지 올랐지만, KS 경험은 아직이다. KBO리그 역사를 놓고 봐도 통산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 22명 중 KS 무대 미경험자는 손아섭뿐이다.

 

트로피를 향한 갈증 해소는 오랜 숙원 사업일 터. 공교롭게 두 선수의 인연이 깊다. 2010년대 롯데의 핵타선을 이끌었던 주역들이다. 강민호는 지난 2017년 자유계약(FA)을 거쳐 사자군단에 합류, 여전히 리그 정상급 안방마님으로 활약 중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손아섭의 경우 2022시즌을 앞두고 FA로 NC로 이적한 바 있다. 지난해 6월엔 박용택 KBS N SPORTS 해설위원이 세운 통산 2504안타를 넘는 등 KBO 통산 최다안타 새역사를 쓰기도 했다. 올 시즌엔 시즌 도중 타선 보강을 꾀했던 한화로 트레이드되며 생애 첫 KS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각 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16일 발표된 PO 엔트리에 따르면 삼성에선 1985년생인 강민호가 투타 통틀어 팀 내 최고령자다. 손아섭은 1988년생으로 최고참 격에 해당한다. 한 살 터울인 팀 동료인 류현진, 이재원 등의 뒤를 지탱할 예정이다.

 

‘믿을 구석’도 있다. 강민호는 한화 상대로, 손아섭은 삼성에 강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서 상대 3할 타율을 나란히 새겼다. 강민호는 한화전 15차례 소화, 타율 0.348(46타수 16안타) 3홈런 13타점을 작성했다. 손아섭은 삼성 투수진 상대로 올 시즌 16경기를 출전했고, 타율 0.328(58타수 18안타)을 쳤다. 이 기세를 가을 무대서도 이어가야 팀이 활짝 웃을 수 있을 전망이다.

 

우승에 목마른 두 베테랑이 마주한다. 서로를 넘어서야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강민호와 손아섭을 필두로 펼쳐질 사자와 독수리의 정면 대결을 두고 온 시선이 집중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