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이냐 실패냐, 아무도 예측할 수는 없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해외로 나서지만 현지에서 바늘구멍을 뚫어내야 하는 건 선수 본인이다.
스포츠 유망주들의 조기 해외 진출에는 명과 암이 따른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할 가능성도 늘 도사리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선수 인생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일단 해외 진출 자체에는 긍정적인 면이 수두룩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화려한 구장 환경만 봐도 알 수 있다.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각종 고급 장비 등을 동원한 훈련, 선수 관리 시스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제공된다.
최근 브라이턴과 계약하고 네덜란드 엑셀시오르로 임대를 간 윤도영은 “브라이튼 시설들을 둘러봤는데 정말 말이 안 될 정도로 좋다”며 “브라이튼 위민과 유스팀이 쓰는 구장까지 총 18개가 있다고 하더라”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5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투수 김성준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미국행을 선택했다”고 해외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보다 몇 배나 높아지는 몸값도 무시할 수 없다. 양민혁(토트넘)은 전 소속팀 강원FC시절 연봉이 36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받은 이적료는 60억원(추정)으로 폭등했다. 그만큼 본인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해외 진출은 모두의 꿈이다. 해외를 겨냥하는 시선도 빨라졌다. 박찬호와 추신수,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PSG) 등 유망주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일찌감치 해외 진출의 꿈을 키운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요즘은 어릴 때부터 유럽 축구를 많이 보고 영상을 접하기도 쉽다. 어려서부터 유럽을 꿈꾸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케이스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물론 최고의 환경이 모든 걸 보장하진 않는다. 세계에서 모인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경험은 적고 경쟁자는 많다. 반짝이지 않으면 기회는 순식간에 날아갈 수도 있다.
실제 덕수고 시절 파이어볼러로 명성이 자자했던 투수 심준석은 2023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국제 유망주 계약을 맺고 MLB에 진출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FCL 마린스 소속인 그는 루키리그에서 부진에 빠져 있다.


2021년 K리그 수원 삼성에서 데뷔하자마자 눈도장을 찍었던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은 올 시즌 팀에서 대부분 교체로 간간이 출전하며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부진이 길어지면 결국 자기 손해다. 신상우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해외에 나가도 출전 시간이 적다. 결국 본인들이 노력해서 주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며 “선수의 출전 시간이 적으면 경기력은 나빠진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화적 차이도 조심해야 한다. 어린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 경기력에 영향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은 조기 유학과도 같다”며 “일부 사례이긴 하지만 새 환경에 적응 못 해서 성적이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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