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서 고민거리로…박세웅-데이비슨 딜레마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에이스서 고민거리로…’

 

프로야구 롯데의 2025시즌 전반기는 반전, 그 자체였다. 찬란한 순위표가 대변한다. 7일 기준 86경기서 46승3무37패(승률 0.554)를 기록, LG(46승2무37패)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10구단 체제(2015시즌)로 전환된 이후 전반기 최고 성적을 새롭게 작성 중이다. 2016(승률 0.476), 2023시즌 마크한 5위(0.494)를 넘어섰다. 개막 전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봄데(봄에만 가장 롯데)’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와도 작별했다.

 

마냥 웃을 순 없다. 곳곳에 지뢰가 도사리고 있다. 극심한 투타 불균형이 대표적이다. 뜨겁게 타오르는 방망이와는 달리 마운드 쪽은 버티기에 가깝다. 팀 타율 1위(0.283)와 팀 평균자책점 9위(4.73)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후반기 키워드가 될 듯하다. 투수진, 그 가운데서도 선발진 고민이 크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4.84로 팀 전체 평균치보다 높으며 리그에서도 최하위다. 이 부문 1위 한화(3.35)와 1.5점 가량 차이가 난다. 새 외인 투수 알렉 감보아, 이민석 등 새 얼굴의 활약이 두드러졌음에도 전체 운용이 매끄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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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수는 박세웅, 터커 데이비슨이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에이스’ 면모를 과시했다. 박세웅은 5월 중순까지 9경기서 8승1패 평균자책점 2.25 극강의 위력을 펼쳤다. 데이비슨 역시 마찬가지. 이 기간 9경기서 5승1패 평균자책점 2.01 등을 신고했다. 당시 롯데 마운드는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찰리 반즈, 김진욱 등이 흔들리며 계산이 서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조차 원활하지 않았던 상황. 두 자원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버텨낼 수 있었다.

 

문제는 이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박세웅은 최근 8경기서 1승5패 평균자책점 9.84에 그쳤다. 한 차례 휴식 시간을 줬음에도 여전히 제 궤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직전 등판 경기였던 지난 5일 광주 KIA전에서도 4이닝 8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거나 구위가 달라진 것도 아니다. 데이비슨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6일 KIA경기서 5⅔이닝 2실점한 부분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5월18일 부산 삼성전 이후 49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한 순위 다툼이 한창이다. 한 경기 결과에 순위가 요동친다. 특히 롯데는 각오가 남다르다. 2017시즌 이후 첫 가을야구를 꿈꾼다. 전반기 화끈한 공격력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앞세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선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하다. 두 선수가 반등을 꾀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터. 하지만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한 장 남은 외인 교체 카드. 만약 데이비슨을 교체한다면 8월15일 이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롯데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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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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