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아 부탁개!” 반려견과 서해바다… ‘인천댕댕썸머비치’ 가보니

인천 영종도의 선녀바위 해수욕장에서 열린 인천댕댕썸머비치 행사에서 반려견 올리와 루이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우리 강아지의 견생 첫 바다 수영이에요. 눈치 안 보고 맘 편히 즐길 수 있어 좋아요.”

 

지난 5일 인천 중구 영종도의 선녀바위해수욕장에 전국의 반려가족들이 모여들어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인천댕댕썸머(서머)비치’ 행사를 통해 해변을 산책하고 서해바다에서 물장구를 쳤다. 비숑프리제 뽀숑이 보호자인 정직한 씨 부부는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약 2시간30분 걸려서 도착했다. 우리 강아지가 물놀이를 좋아해서 수영장은 자주 다녔지만 바다는 처음”이라며 “수영장에선 볼 수 없던 파도를 느끼고 경치도 좋아서 뽀숑이도 만족한 것 같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인천관광공사의 반려동물 동반 관광 콘텐츠 공모전에서 낙점 받은 프로그램으로, 펫용품 업체 원띵유닛과 준독트레이닝센터가 공동 주최했다. 황의용 원띵유닛 CEO는 “그동안 숲이나 공원에서 펫 페스티벌은 있었지만 해변에서의 행사는 없었다”며 “인근 을왕리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과 달리 이곳 선녀바위해수욕장은 평소에도 반려견과 동반 출입이 가능하다. 반려가족의 축제를 위해 공간 전체를 대관했다”고 밝혔다.

 

인천댕댕썸머비치를 찾은 반려가족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인천댕댕썸머비치를 찾은 반려견드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날 영종도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찍은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다양한 견종의 강아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바다를 즐겼다. 능숙하게 앞발을 움직이며 헤엄치는 강아지, 튜브 위에 여유롭게 엎드린 강아지, 바다는 처음인 듯 밀려오는 파도에 깜짝 놀라는 강아지, 파라솔 그늘 아래 휴식을 취하는 강아지들이 눈에 띄었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반려견 젤리와 경기 시흥시에서 왔다는 10살 함은별 양은 “젤리와 함께 수영을 한 건 처음이다. 젤리에게 내 튜브를 빌려줬다”며 “같은 반에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들이 많다. 학교에서 가면 친구들에게 젤리가 수영을 정말 잘한다고 자랑할 것”이라며 웃었다.

 

인천댕댕썸머비치를 찾은 함은별 양의 가족이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인천댕댕썸머비치를 찾은 반려견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달마시안 머피의 가족은 “그동안 계곡은 가본 적 있지만 바다는 처음이다. 달마시안이 물놀이를 좋아하는 견종이라는데 바다 수영도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초반에는 밀려드는 파도에 움찔 놀라던 머피는 이내 바다에 적응해 멋진 헤엄을 선보였다.

 

‘고인물’ 강아지들도 있었다. 선글라스와 구명조끼를 멋지게 착용한 올리&루이는 앞서 강원도 고성과 양양의 반려견 해수욕장에서 바다 수영을 경험한 적이 있단다. 루이 보호자 최지영 씨는 “매년 여름 수영장과 해수욕장을 찾는다. 서해바다는 처음이다. 점차 강아지와 함께 갈 수 있는 해수욕장이 전국적으로 늘어나서 기쁘다”며 “이런 때일수록 반려인들의 펫티켓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는 반려견들. 박재림 기자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반려가족 뒤로 보이는 선녀바위. 박재림 기자

 

이날 행사는 해수욕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수영 경험이 없는 강아지를 위해 반려견 전문가가 미니풀장에서 1대1 강습으로 강아지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클래스가 인기였다. 생후 10개월 두들 설이의 견생 첫 헤엄을 지켜본 보호자 이가은 씨는 “설이가 너무 잘해서 놀랐다. 바다수영도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반려인 입장에서 강아지와 함께할 수 있는 이런 행사가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수영 경험이 없는 반려견을 위한 전문가 1대1 강습에 참여한 생후 7개월 설이가 견생 첫 헤엄을 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배추가 수영 클래스에서 정연우 군의 품을 향해 헤엄을 치고 있다. 박재림 기자

 

각종 펫용품 업체들이 참가한 부스도 인상적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16개 업체에서 20개 부스를 운영하며 방문객들에게 각자 상품을 홍보했다. 인근 을왕리해수욕장 근처에서 반려가족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더우프앤펫호텔은 이번 행사의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 업체로, 방문객에게 숙박권 할인권도 선물했다.

 

펫 용변패드로 유명한 와우한빛은 반려견 일회용 신발과 타월 같은 행사에 딱 어울리는 상품으로 이목을 끌었다. 회사 담당자는 “서해안는 동해안과 비교해 해변에 조개껍데기가 많고 오늘처럼 햇살이 뜨거운 날에는 해변을 걷다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회용 신발을 선물용 샘플로 많이 준비했다”며 “타월도 기존 수건보다 흡수력이 3배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캠핑플랫폼 올댓캠프는 펫 브랜드 오르딧의 반려동물용 텐트를 방문객에게 대여했다. 목우촌펫9단과 농심 반려다움은 펫 간식과 영양제를 반려가족에게 소개했다. 반려인을 위한 선크림 등을 알린 이퓨럽의 관계자는 반려견을 위한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선녀바위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려견들. 박재림 기자

 

주최 측은 혹시 모를 안전사고 방지에 힘을 쏟았다. 훈련사, 안전요원, 주차요원 등 70명 남짓 스태프가 각자 역할에 집중했다. 의료 부문을 책임진 백두산 COZY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은 “수영 경험이 많지 않는 소형견들이 저체온 증상을 보인 사례가 많았다. 소형견은 수영 시간을 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인천관광공사의 김민경 국내관광팀장은 “더운 날씨에 많은 반려가족들이 방문하셨다. 반려견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인천의 매력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띵유닛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1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꾸준히 열리는 페스티벌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참가객들은 행사장을 떠나기 전 반려견의 배설물을 담은 배변봉투를 전달하고 반려견 간식 등 선물을 받아갔다. 주최 측은 펫티켓의 습관화를 위한 소소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인천댕댕썸머비치 포스터. 원띵유닛 제공

 

인천=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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