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빈의 시간은, 이제부터다.
우완투수 곽빈이 역투를 펼쳤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을 책임졌다.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3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탈삼진 또한 5개 잡아냈다. 곽빈이 올 시즌 무실점 경기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와는 연결되지 못했지만, 곽빈의 피칭만큼은 두산 팬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곽빈의 강점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최고 154㎞에 달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어 던졌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1회 초 볼넷 두 개를 내주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곧바로 제 자리를 찾았다. 특별히 위기라고 볼 만한 상황조차 없었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피칭이 주효했다. 6이닝을 소화했음에도 이날 100개의 공도 던지지 않았다(95개). 원하는 코스로 커맨드가 잘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곽빈의 2025시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출발 자체가 늦었다. 지난 3월 퓨처스(2군)리그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다. 내복사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5월까지 자리를 비워야 했다. 지난달 3일 잠실 KIA전서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탓일까. 3이닝 3실점(3자책)에 그쳤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8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5이닝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했지만, ‘에이스’로서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방황은 길지 않았다. 6월15일 잠실 키움전서 7⅔이닝 2실점(2자책)을 신고하는 등 위력을 드러냈다. 어려울 때일수록 초심을 찾으려 노력했다. 공을 세게 던지려는 마음이 강하다보니, 자신도 몰게 팔 스윙이 커진 것. 포수 양의지가 건넨 조언을 의미 있게 새겼다. 초점을 맞춰 준비한 덕분에 빠르게 제 궤도를 찾을 수 있었다. 두산으로선 반가운 소식 중 하나다. 올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곽빈이 마운드 활기를 불어넣어준다면 반전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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