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적으로 졌기 때문에…변명밖에 안 되는 거죠.”
경기 중 오심이 나왔다. 그것도 특정 이슈가 반복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이 0-1로 쫓아가던 7회 초. 1사 후 류지혁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1B-2S서 상대 투수 이영하의 4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했다는 판정이다. 중계화면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방망이 헤드가 홈플레이트를 넘지 않았다. 삼성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할 판정이었다.
끝이 아니다. 7회 말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마운드엔 삼성의 루키 배찬승이, 타선엔 베테랑 김재환이 서 있었다. 1B-2S서 슬라이더가 날아왔다. 류지혁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노 스윙’이 선언됐다. 중계화면상 김재환의 방망이는 류지혁의 것보다 더 많이 나갔다. 일관성 없는 판정에 사령탑이 뿔이 났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이례적으로 격하게 항의한 배경이다.

비단 이날뿐만이 아니다. 시즌 내내 체크스윙 관련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불만 또한 쌓여간다. 심판 역시 사람이다 보니 완벽할 수 없다. 때로는 실수를 범한다. 워낙 짧은 순간 이뤄지는 만큼 판단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첨단장비가 도입되면서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장면 하나하나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대다. 오심 여부를 단박에 짚어낼 수 있다.
그럼에도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까닭이다.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포스트시즌(PS)과 같은 큰 경기, 그것도 승부처에서 오심이 발생한다면 더 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퓨처스(2군)리그서 시범운영 중이다. 올스타전에서도 선을 보일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삼성은 0-5로 패했다. 8회 대거 4득점을 내주며 주도권을 뺏겼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치열한 순위표 속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다만, 여전히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사령탑은 여파가 이어지질 않길 바란다. 박 감독은 “경기 중에 일어난 일이다. 우리가 패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면 변명밖에 안 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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