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롯데가 달라진 이유…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프로야구 롯데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년간 가을야구 구경꾼에 머물렀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도약을 꾀하는 중이다. 시즌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시점서 당당히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반짝 성과가 아니다. 체질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중심에 ‘경쟁’이라는 두 글자가 보인다. 개막 후 끊이질 않았던 부상 악재.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 얼굴이 등장하면서 내부 경쟁에 불이 붙었다. 포지션 불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살아남는다.

 

이름값도, 몸값도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실력으로 이야기한다. 제한된 1군 엔트리 속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베테랑도 예외 없다. 우완 투수 구승민은 지난 23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7일 부산 한화전서 1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를 이끌어냈다. 깔끔한 투구. 다만, 사령탑은 결과 너머에 있는 과정에도 집중했다. 특히 구속 측면에서 좀 더 보완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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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민은 롯데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23년 롯데 최초 100홀드를 작성했다(통산 122홀드). 구단 최초로 4년 연속 20홀드 고지를 밟기도 했다(리그 역대 두 번째). 헌신적인 태도로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2년 최대 21억에 자유계약(FA)을 체결한 배경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있다는 것.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쉽게 깨뜨리지 못했다.

 

가용 가능한 카드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롯데의 경우 최준용-정철원-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필승조를 구축하고 있다. 23일 기준 7회까지 앞선 경기는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잡았다. 승률이 0.971(33승1패)에 달한다. 여기에 충실히 마당쇠 역할을 수행 중인 정현수, 김강현, 그리고 자리를 옮긴 뒤 희망을 보여준 윤성빈까지. 질과 양 모두서 크게 성장했다. 당초 불펜 쪽이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그림이다.

 

언제나 최고의 분위기를 자랑하는 롯데 더그아웃. 올해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승리를 향한 갈증과 묘한 긴장감이 생겼다는 점이다. 집중력이 한층 높아진 배경이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달라질지 모른다. 포수 유강남도, 외야수 윤동희도 재정비를 위해 자리를 비운 기억이 있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한창임에도 장기적 차원에서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프로세계의 논리가 엿보인다. 주전이 보장된 선수는 없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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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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