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랍죠. 예상한 전문가가 있을까요?”
독수리와 갈매기의 고공비행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개막 전 냉철한 평가에도 굴하지 않았다. 마침내 한화와 롯데는 순위표 상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팬들의 간절한 염원이 이제야 통하는 듯하다. 이젠 장기 레이스에서 순위표를 지키는 게 관건이다. 이순철, 최원호(이상 SBS 스포츠), 전준호(KBS N) 해설위원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한화와 롯데, 어디까지 올라갈까요?”

◆개막 전: 중위권까진 예상했는데…
‘예상치 못했다’가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대부분 중위권까진 예상했으나, 순위표 상단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전 위원은 “선발진이 워낙 좋아 5강 안에는 충분히 들어갈 전력으로 평가했다”면서도 “이렇게까지 잘할 줄 예상한 전문가가 있을까 싶다(웃음)”고 말했다. 이 위원은 “중위권에서 약간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다”며 “5강에 두산이 들지 못하면 한화가 올라가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최 위원은 “사실 이 정도로 잘할 거라 생각지 못했다”며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전력 자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본다. 사령탑의 역량이 한몫하지 않았을까”라고 짚었다. 전 위원은 “5강 구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라 생각했다”면서 “타격의 팀답게 팀 타율, 득점권 타율 모두 1위다. 여기서 에이스 투수 박세웅이 나왔다 하면 무조건 이긴다는 자신감이 팀에 퍼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시즌 중: 장기 레이스를 버텨라
설레발은 금물이다. 아직 시즌 3분의 1도 치르지 않았다.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 레이스에서 순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한화를 향한 시선은 희망이 가득 차 있다. 최 위원은 “이대로라면 충분히 상위권에 있지 않을까”라며 “객관적 전력 측면에서 한화보다 크게 우위에 있는 팀이 많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선발진이 버티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바라봤다.
변수는 부상이다. 예측불허한 부상이지만 탈이 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 위원은 “선발 마운드가 핵심인 팀 특성상 부상이 가장 뼈아프다. 와르르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며 “가을 야구보단 더 큰 꿈(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장기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잔뼈 굵은 코칭스태프가 잘 캐치하고 있다. 류현진 투구 수 관리부터 나무보단 숲을 보는 느낌이다. 현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롯데의 강한 타선에 전문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위원은 “’도깨비 팀’이라 볼 수 없다”며 “타선이 피해 갈 곳 없이 강하다. 5강권을 지킬 수 있는 분명한 저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 위원은 “선발 투수진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부상을 입은 반즈와의 동행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수비도 더 좋아져야 한다. 풀타임을 뛴 선수가 많지 않다. 체력이 떨어지면 수비는 더 불안해진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선 수비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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