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잘해왔다.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프로농구 LG를 이끄는 조상현 감독의 목소리엔 흔들림이 없었다. 사령탑 부임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이 시점, 그 어느 때보다 선수단을 향한 두터운 믿음으로 중무장했다. 도전자의 입장을 앞세워 도리어 “후련한 마음으로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정규리그 2위 앞서 LG는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현대모비스를 만나 시리즈 3승0패로 승리,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진출했다. 오는 5일부터 정규리그 1위 팀이자 명백한 ‘탑독’ SK와 7전4선승제로 열리는 결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조 감독은 기자회견 뒤 취재진 인터뷰에서 경계의 목소리를 늦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생각은 없다. “SK는 41승을 거둔 팀이다. 절대 쉬운 팀이 아니”라고 운을 떼면서도 “정규리그서 외국선수 아셈 마레이 공백에도 SK 상대 선전한 바 있다. 특히 적은 점수 차 승부가 많았기 때문에 턴오버와 4쿼터 뒷심 등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SK와 맞붙어 1승5패에 그쳤다. 하지만 6경기 동안 평균 73.0점을 올렸고, 동시에 75.3점을 내줬다. 점수 차는 평균 2.3점이다.

쉼 없이 달려온 6개월의 대장정, 마침내 최종장이 다가온다. 선수들을 믿고 나아가고자 한다. 조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더 열심히 해달란 말은 못 하겠다”며 “지금까지 너무 열심히, 또 잘해줬다. 4강 PO 때 모습대로, 부담 없이 임한다면 분명히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규리그와 4강 PO, 그리고 미디어데이에서도 묵묵하게 수장 옆을 지키고 있는 2001년생 듀오 양준석과 유기상의 존재감 역시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할 따름이다. 포워드 칼 타마요도 믿을 구석 가운데 한 명이다. 조 감독은 “4번 포지션이 상대 팀(SK)에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마요는 볼 컨트롤이 되는 선수다. 챔프전에선 수비 헬프하는 모습도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고, 많은 부분을 준비해서 나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의 강력함을 인정하되 결코 주눅들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끊임없이 주문하는 대목이다. “후회 없이 즐겼으면 한다”고 말한 조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또 얼마나 많은 성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한번 제대로 도전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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