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MVP로 선포한 허수봉의 전성기… “‘수봉시대’ 이어지도록 최선 다할 것”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 에서 정규리그 MVP 수상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캡틴 허수봉이 생애 첫 V리그 최우수선수(MVP) 영광을 안았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공개된 MVP 기자단 투표에서 총 31표 중 13표를 얻었다. 12표를 얻은 동료 레오를 한 표 차이로 넘어서며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자치했다.

 

그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6∼2017시즌에 데뷔를 알린 허수봉은 올 시즌 흠 잡을 데 없는 성적표를 남겼다. 35경기 125세트를 소화해 574득점(4위), 공격성공률 54.13%(3위)를 마크했다. 모두 국내 선수로만 한정하면 단연 으뜸이다. 세트당 서브 득점 0.349개(3위)로 장기인 서브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팀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현대캐피탈은 정규시즌 전 열린 KOVO컵 우승으로 출발해 대한항공의 통합 5연패를 좌절 시키는 정규시즌 1위 등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이어진 챔프전에서도 또 한번 대한항공의 도전을 좌절시키면서 구단 최초 트레블(3관왕)이라는 기념비적인 결과물을 남겼다. 허수봉은 팀을 리드하는 주장으로서 이 모든 순간을 함께 했다.

 

시상식을 마친 그는 함박 웃음과 함께 “시즌 내내 MVP 후보로 거론될 때, 개인상 욕심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받게 되니 기분이 정말 좋다”는 솔직한 소감을 건넸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 에서 정규리그 MVP 수상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무엇보다 단 1표 차이었다는 점이 수상의 극적 요소를 더했다. 역대 최다 정규리그 MVP 수상자(4회)에 빛나는 레오와 경쟁했던 허수봉은 “어제 레오랑 천안에서 인터뷰 때문에 만났다. 레오가 ‘당연히 너가 받을 것’이라고 말해줬다”며 “서로 윈윈(Win-win)하는 결과라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도 레오와 좋은 케미 보여주겠다. 레오에게도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고 했다”는 애틋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개인적으로는 신인부터 지금까지 매년 조금씩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채찍질도 잊지 않았고 “다음 시즌에 지금보다 더 못하면 속상할 것 같다. 준비 많이 하겠다”고 눈빛을 번뜩이는 그다.

 

올 시즌 발전 포인트를 꾸준히 살리면서 단점을 메우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허수봉은 “예전에는 힘만으로 세게 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블로킹을 많이 보려고 한다. 블랑 감독님이 제 공격 실패 영상을 보여주면서 선택지가 많았다는 가르침을 많이 주신다. 그 점이 많이 좋아졌다”며 앞으로도 이 부분을 신경쓰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발전해야할 점은 수비다. 이번 시즌 감독님한테 리시브 훈련 많이 받았다. 더 성장해서 다음 시즌에 돌아올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시상식 무대에서 진행자의 요청에 따라 “지금은 수봉시대”라고 외쳤던 그에게 진심으로 그 시대가 왔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아직 내가 최고의 선수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번 시즌 정말 잘했던 건 맞다. ‘수봉시대’가 계속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건한 답변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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