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MVP로 떠나는 김연경 “지도자에 대한 꿈?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보겠다” [일문일답]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 수상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배구 황제가 가는 길은 마지막까지 화려했다.

 

김연경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이견이 없었다. 기자단 투표 31표를 모두 싹쓸이하며 만장일치로 영예를 안았다.

 

김연경의 개인 통산 7번째 정규리그 MVP 수상이다. 국내에서 8시즌을 띈 김연경은 2008~2009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올 시즌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만장일치로 챔프전 MVP에 영예를 안은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까지 휩쓸면서 최고의 날로 만들었다.

 

2005~2006시즌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휩쓸면서 혜성처럼 등장한 김연경은 은퇴 시즌에 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MVP를 독식했다.

 

개인 통산 두 번째 만장일치 영예다. V리그에서 역대 만장일치 MVP는 총 3차례 나왔다. 흥국생명 이재영(2018~2019시즌)이 첫 주인공이었고 김연경이 2022~2023시즌에 이어 올 시즌 다시 이름을 새겼다.

 

김연경은 “아직 (은퇴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 끝으로 공식 행사는 마무리된다. 휴식을 가지면서 여유를 가지다보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으로는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를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정규리그 MVP 수상소감은

챔프전을 마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직도 뭔가 실감이 안 난다. 시상식을 끝으로 공식 행사는 마무리됐다. 휴식을 가지게 될 것 같다. 휴식을 가지면서 여유를 가지다보면 그때 좀 (은퇴가)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다. 오늘 MVP를 받고 은퇴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행복하다.

 

-아까 시상식 무대에서 후배들에게 잔소리 많이 했다고 했는데

운동할 때도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다. 밥먹으면서 조언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밥을 먹고 빨리 일어나고 싶었을 텐데 많이 들어줘서 고맙다. 경기를 하다 과하게 몰입하다 보면 안 좋은 얘기할 수도 있고 화를 낼 수도 있는데 선수들이 잘 받아줬다. 선수들이 이기려고 했기 때문에 올 시즌이 잘 마무리됐다.

 

-제2의 인생으로 잡히는 게 있다면?

흥국생명에서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제의해 주셨다. 흥국생명에서 같이 있으면서 여러 가지 참여를 할 것 같다. 그 외에 KYK 인비테이셔널 2025 준비하고 있다. 그 이후에는 쉬면서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게 무엇이 있을지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 수상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지도자에 대한 생각은?

지도자라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아시다시피 좋은 선수가 좋은 지도자가 꼭 된다는 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쉬운 길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희열감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현장을 벗어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현장 밖에서의 역할이 있을 수 있으니까 여러 면을 보고 있다. 방송을 통해서 배구를 더욱더 알리고 싶기도 하고 현장에서 지도자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욕심이 많다. 쉬면서 생각하다 보면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아찔한 순간을 뽑자면

올 시즌 KOVO컵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팀에 성적을) 기대했다. 하지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외인선수 교체 얘기도 나왔고 중간에 외인 부상도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잘 극복해서 여기까지 왔다. 올 시즌 우승 못 했으면 너무 안 좋은 마무리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복귀하고 나서 4번 다 챔프전에 갔는데 매번 다른 팀에서 우승을 내줬다.

 

-2년 전에 은퇴를 했다면?

은퇴라는 걸 생각하면서 시기가 언제가 좋을지 생각을 했다. 주변에 많은 조언을 얻었다. 작년에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쉽지만은 안았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았다.

 

-배구 인생을 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는 장면을 몇 개 꼽자면

3번 출전한 올림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림픽은 정말 나가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낌이 있다. 세계적으로 배구를 한다는 선수들이 와서 함께한 스포츠 축제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경기에 뛰었다는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첫 해외 진출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번 은퇴가 기억에 남는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 수상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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