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세 어린이들의 레고랜드”… 철학 지키는 뚝심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입구로 어린이 손님이 입장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개장 3주년을 앞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어린이를 위한 테마파크’라는 기조를 지키고 레고랜드만의 콘셉트를 유지하며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레고랜드는 지난 10일 신규 놀이기구 스핀짓주 마스터를 공개하며 이순규 대표의 기자간담회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내 다른 테마파크의 뒤를 따르기보다는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는 뚝심을 보였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강원도 춘천시의 중도섬에서 2022년 5월 5일 어린이날, 전 세계 10번째 레고랜드이자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로 문을 열었다. 브릭(블록) 장난감 레고를 콘셉트로 7개 테마구역을 꾸미고 40개 이상 놀이기구, 154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을 세워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에게 놀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그러나 여러 논란과 접근성 문제 등으로 기대만큼의 방문객을 끌어 들이지 못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2022년 11월 부임한 이 대표는 이듬해 3월 향후 5년 간 1000억원을 들여 레고랜드를 발전시킨다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그 뒤 야간개장 도입, 물놀이가 가능한 워터 어트랙션 설치, 실내 시설(브릭토피아) 추가 등으로 아쉬움을 줄여왔다.

 

이날 이 대표는 “2년 전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도 전년보다 개선됐다. 기존 사업 방향성을 유지하며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만 2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테마파크라는 철학을 지켜가겠다고 강조했다. 어른을 위한 어트랙션을 추가하기보다 어린이와 그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더 세심하게 다듬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이날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규 놀이기구 스핀짓주 마스터는 초등학교 고학년생을 위한 놀이기구가 부족하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함과 동시에 어린이가 너무 무서워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설계했다. 레고랜드는 스핀짓주 마스터에 약 200억원과 1년여 공사기간을 투입했다.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스핀짓주 마스터가 운행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레고랜드 방문객들이 레고 브릭 모형의 회전목마를 타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 대표는 “저출산만큼 한국서 문제되는 것이 아이를 위한 놀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 역시 부모로, 아이는 책에서만 배우지 않는다. 놀이를 통해서도 배우는 게 많다”며 “레고랜드는 놀이를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아동도 함께할 수 있다. 레고랜드는 전 직원이 자폐아동에 관한 교육을 받았으며 국내 최초 휠체어를 타고 즐길 수 있는 기구도 마련됐다.

 

최근 다른 테마파크에서 인기 캐릭터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가는 점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레고가 가진 잠재력을 반의 반의 반도 활용 못했다”는 말로 레고라는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새 단장을 마친 브릭토피아 라운지에 레고 브릭이 이동할 수 있는 80m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최대 200명이 25만 개 이상 레고 브릭을 집어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브릭토피아 라운지의 컨베이어벨트 위로 레고 브릭들이 움직이고 있다. 박재림 기자 
레고 브릭 모양의 빵으로 만들어진 레고랜드의 시그너처 먹거리 브릭비프버거. 박재림 기자

 

레고랜드의 아쉬움 중 하나로 꼽히는 식음료 개선 계획을 밝히면서도 ‘브릭비프버거’와 같은 메뉴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브릭비프버거는 레고 브릭 모양의 빵으로 만든 시그너처 먹거리다.

 

이 대표는 물놀이 시설과 실내 시설 확장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레고랜드에서 가장 더운 여름과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낸다.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어트랙션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 시설물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랜드 실내 공간에서 어린이 손님이 레고 브릭을 조립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한편 레고랜드는 다음달 3일부터 6월 14일까지 ‘레고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6월11일 UN 선정 세계 놀이의 날을 기념하며 전 세계 7개 레고랜드에서 동시 진행되는 글로벌 행사로, 아시아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열린다.

 

춘천=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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