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의 강판 속 불펜과 타선이 합심해 승리를 이끈 하루였다.
프로야구 KT가 홈에서 값진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위기를 극복하고 거둔 승리이기에 값지다.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도 튼튼한 뒷문이 무실점 릴레이를 펼쳐 승리의 동력을 마련했다. 잠잠했던 타선도 간만에 거대한 아치를 그리는 등 득점 지원으로 쐐기를 박았다.
KT는 9일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NC와의 홈경기를 4-1로 승리했다. 하루 전 3-2 신승에 이어 또 한 번 진땀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날 승부는 더더욱 쉽지 않았다. 선발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4회 초 무사 1루 상황 왼쪽 내전근에 불편함을 호소,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가까스로 2-1 리드를 잡아둔 상황서 마주한 뜻밖의 변수였다. 여기서 불펜의 눈부신 활약이 이어졌다. 헤이수스 후속으로 마운드에 오른 손동현은 2이닝을 실점 없이 책임지며 중간 다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어 베테랑 우규민(6회)과 김민수(7회), 원상현(8회)이 차례로 나와 NC 타선을 봉쇄하는 데 성공했다.
‘클로저’가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틀 전 인천 SSG전(0-1) 혈전 끝 패전 투수의 아픔을 겪었던 박영현이 타자 4명을 상대, 볼넷 하나를 제외하곤 땅볼 2개와 내야 파울플라이를 만들어 경기를 매조졌다. 이로써, 이날 KT 불펜은 총 5명의 투수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도 거들었다. 포수 듀오가 주역으로 우뚝 섰다. 주장 장성우는 3회 말 2사 1루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때려 역전 점수(2-1)를 이끌었고, 천재 타자 강백호도 8회 말 쐐기 2점포를 쳐 4-1 스코어를 완성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선발 헤이수스가 조기 교체된 후 불펜이 완벽한 투구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타선에서는 집중력 있는 한방이 돋보였다. 장성우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강백호가 승부를 굳히는 투런 홈런을 치며 승리할 수 있었다. 장성우의 시즌 첫 홈런과 허경민의 통산 1500안타 축하한다”고 밝혔다.
불펜의 힘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다. 선수들도 새삼 체감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박영현은 “불펜 뎁스가 확실히 달라졌다. 작년만 해도 ‘불펜이 없다’는 소리가 많았는데, 이젠 아니다. 동료들을 보면서 나 또한 크게 자극받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수훈타자 강백호 역시 “이 정도인지 몰랐는데, 투수 쪽이 정말 좋다. (타자 입장에서) 편한 게 분명히 있다. 나중에 투수들이 힘들 때 우리 타자들이 도와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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