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신인왕을 품는다. 조엘 카굴랑안이 신인왕에 오르면서 KT의 염원을 이뤄냈다.
구단 최초의 역사를 썼다. 카굴랑안은 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신인선수상을 받았다. 기자단 투표 111표 중 57표를 안아 KT 최초의 신인왕이 됐다. 카굴랑안은 “나의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분들께 감사하다”며 “KBL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미소지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신인왕의 탄생이다. KT는 이제껏 신인 드래프트서 1순위, 2순위 등 최고 유망주들을 수집하고도, 신인상을 배출하지 못했다. 유독 운이 따르지 못했다. 카굴랑안이 신인선수상 트로피를 안으면서 KT의 한을 풀었다.
172㎝, 다소 작은 신장이지만 자신감은 넘쳤다. 필리핀 대학 무대를 소화하느라 다소 늦은 지난 1월 KT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에이스 허훈과 같이 코트를 밟으며 포인트가드로 공수 모두에서 활약했다. 막판 KT의 스퍼트를 이끌며 정규리그 4위(33승21패), 플레이오프(PO) 진출에 기여했다.

수장이 미소를 쓱 짓는다. 송영진 KT 감독은 “정말 축하한다. 평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를 잡아 대견하다. 우리 팀에서 나왔다는 게 의미가 있는데 구단 최초라 더 반갑다”며 “카굴랑안에게 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배포도 있고 리딩 능력이 탁월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가까스로 신인왕 자격을 얻었다. 카굴랑안은 28경기서 21분20초 동안 7.3점 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후보 중 가장 우수한 기록을 썼으나, 2경기만 모자랐어도 신인선수상 자격은 없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출전 가능한 경기 가운데 1/2 이상을 소화한 선수만 후보로 선정한다. 집안싸움도 이겨냈다. 독보적인 신인왕 후보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KT의 2라운드 신인 박성재와 경쟁을 벌였다. 실제로 박성재는 32표를 받아 카굴랑안의 뒤를 이었다.

역대 두 번째 아시아쿼터 신인왕이다. KBL은 2020~2021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고, 아시아쿼터 선수를 수상 목록에서 국내선수로 분류했다. 2022~2023시즌부턴 필리핀 선수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당시 현대모비스 소속 론제이 아바리엔토스가 KBL 최초 외국 국적 신인왕을 차지했다. 카굴랑안은 아라비엔토스의 뒤를 잇는 역사를 썼다.
삼성동=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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