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을 잘 챙겨야 하는 의외의 이유 중 하나가 ‘결석’ 방지를 위해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피부도 좋아지고, 식욕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등 건강에 유리한 점이 많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럼에도 물을 마시는 것을 깜빡하게 된다.
심지어 물을 부족하게 마시면 의외의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바로 요로결석이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데 수분 섭취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조용히 찾아오기도 한다.
요로결석은 신장부터 요관, 방광, 요도에 이르는 ‘소변 길’에 생기는 돌이다. 소변 속에 포함된 칼슘, 수산염, 요산 등의 물질이 소변이 진해질 때 엉기듯 뭉치면서 결정을 만들고, 이 결정들이 붙어 돌처럼 단단해지면 요로를 막는다. 문제는 이 돌이 일정 크기 이상이 되면 소변의 흐름을 막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는 것.
경산중앙병원 신장내과 권중헌 진료과장은 "요로결석은 정말 말 그대로 갑자기 찾아오는 질환"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허리가 아픈 줄 알고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들 중 일부가 검사 끝에 결석 진단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환자들은 옆구리나 아랫배가 찢어질 듯 아프다고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석이 요관을 막아 소변이 흐르지 못할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가끔은 혈뇨나 구토, 빈뇨처럼 전혀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해 혼동을 유발한다.
결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심에는 ‘생활습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적절한 수분 섭취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권중헌 진료과장은 “우리 몸이 하루 동안 소변을 통해 배출해야 하는 노폐물은 일정한데, 마시는 물의 양이 부족하면 이 노폐물의 농도가 높아져 소변 속 미네랄이 서로 달라붙어 결정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 상태가 반복되면 결국 결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날씨가 완전히 덥지 않은 요즘 같은 봄철에는 땀이 나는 양에 비해 사람들이 물을 마시는 양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소변이 진해지고, 체내 수분이 줄어드는 이 시기야말로 결석이 형성되기 쉬운 환경이라는 게 권중헌 진료과장의 말이다. 그는 “하루에 얼마큼 마시느냐보다, 어느 시간대에 자주 마시느냐가 중요하다”며 “하루에 여러 번 물을 나눠 마시고, 특히 소변 색이 진해졌다고 느껴지는 시간대에는 바로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분 섭취 외에도 짠 음식을 자주 먹는 식습관, 고기 위주의 단백질 섭취, 비타민C 과다복용, 탄산음료 중심의 음료 습관 등도 모두 결석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나트륨이 체내 칼슘 농도를 높이고, 동물성 단백질은 요산 농도를 높여 결국 돌을 만드는 물질이 소변 속에 더 많이 남게 된다. 단기간 다이어트로 수분과 영양 균형이 깨지는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처럼 결석이 생기면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석의 크기가 작고 요관을 막지 않는 경우엔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서 자연배출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위치상 배출이 어렵다면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이나 내시경을 이용한 결석 제거 시술이 필요하다.
경산중앙병원은 최근 비수술적 방식의 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3세대 마그네틱형 전기체외충격파 쇄석기(URO-MXD)를 도입했다. 권중헌 진료과장은 “이 장비는 기존 장비와 달리 자기장을 활용해 충격을 정밀하게 포커싱하는 방식으로, 결석을 정확하게 겨냥해 파괴할 수 있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적고 쇄석률이 높다”고 소개했다.
이어 “요로결석 치료에서 중요한 건 결석을 얼마나 잘게, 효율적으로 부수느냐의 여부”라며 “그런데 쇄석술이라는 건 결국 몸 안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격이 결석만 타격해야지 주변 장기까지 영향을 주면 환자가 고통을 많이 느끼게 된다. 특히 신장결석처럼 위치가 민감한 경우에는 쇄석술 중에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 정밀도를 높인 마그네틱형 장비가 실제로 많은 환자에게 권장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권중헌 진료과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치료보다 ‘재발 방지’라고 강조한다.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높은 질환으로, 한 번 결석이 생긴 사람은 다시 생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결석 치료 후 5년 이내에 절반 이상이 다시 병원을 찾는다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치료 후에도 꾸준한 수분 섭취, 채소 위주의 식단, 나트륨과 단백질 조절, 물리적 활동 이후 충분한 수분 보충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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