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뇨, 단순 방광 문제 아니다?… ‘수면무호흡증 검사’ 도움

밤마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야간뇨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방광 문제가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호흡이 멈추는 질환으로,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신장에서 소변이 더 많이 생성될 수 있다. 항이뇨호르몬(ADH) 분비가 감소해 밤에도 소변량이 많아질 수 있다. 호흡곤란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서 자주 깨어 화장실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60대 남성 A씨도 같은 증상으로 수면클리닉을 찾았다. A씨는 밤에 3~4번씩 화장실에 가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해 비뇨기과 치료를 받아왔으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의 권유로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시간당 20회 이상의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중등도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됐다. 이후 양압기 치료를 시작한 후 밤에 깨는 횟수가 줄고 낮 동안의 피로감도 개선됐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수면 중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 스트레스 반응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심박수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신장에서 더 많은 소변을 생성하게 만들고, 결국 밤에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증가시킨다.

 

무엇보다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면 항이뇨호르몬(ADH) 분비가 억제되면서 낮과 밤의 소변량 조절이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밤 동안 소변량이 줄어드는데,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이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야간뇨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신홍범 코슬립클리닉 원장(대한수면의학회 부회장)은 "야간뇨가 단순한 비뇨기과적 문제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일 수 있다"며 "밤에 자주 깨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수면 중 저산소증이 반복되면 혈관과 신경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로 인해 인지 기능 저하와 만성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한편,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야간뇨 증상이 지속되거나 낮 동안 극심한 피로와 졸음을 느낀다면 의료진과 상담 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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