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PO) 진출은 당연히 해야죠!”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이 신바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대표 포워드 최이샘의 복귀에 힘입어 최근 3연승째를 올렸다. 특히 새해를 맞이한 뒤 기세가 남다르다. 21일 기준 6경기서 4승(2패)에 성공했다. 이는 같은 기간 6개 구단 가운데 삼성생명(5승2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수다.
시즌 초반부터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마주했다. 사령탑의 부재였다. 구나단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고, 이시준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해야만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이샘, 타니무라 리카, 이두나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1, 2라운드 들어 3연패만 두 차례 경험한 배경이다.
베테랑 이경은을 필두로 신지현, 신이슬 등이 분전한 가운데 신한은행은 이타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반등의 교두보를 조금씩 마련했다. 올 시즌 팀 어시스트 기록은 17.8개로 리그 내 으뜸이다. 이 감독대행은 “내가 추구하고 싶은 농구(의 방향성)”이라면서 “우리 팀은 항상 경기 주인공이 바뀐다. 누구나 수훈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괴물 신인’의 등장도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주인공은 2005년생 센터 홍유순, 일본 오사카에 나고 자란 재일교포 4세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평균 24분35초를 뛰어 7.3점 5.6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신인의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마크하기도 했다. 프로 무대에 적응하면서 더 날카로운 모습을 뽐내고 있다. 1월에 열린 6경기서 평균 10.2점을 마크한 게 그 방증이다. 이 감독대행은 “우리 팀의 보물이자 한국여자농구의 미래”라고 극찬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최이샘의 합류는 신한은행에 있어 화룡점정이었다. 이른바 ‘완전체’를 이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한 그는 무릎 부상 여파로 1월 이전까지 단 3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새해와 함께 복귀해 이달 5경기서 평균 26분33초 동안 9.2점·4.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은 최이샘이 출전한 경기에서 4승을 챙겼다. 올 시즌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타니무라 역시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달 6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57초를 뛰었고, 13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제야 손발을 제대로 맞추기 시작한 최이샘-타니무라-홍유순 삼각편대의 위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아직까지는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는 등 개선할 부분이 있다.
최이샘은 “매번 4번(파워포워드)로 뛰다가 3번(스몰포워드) 역할을 맡게 됐다. 지금까진 길이 어렵고, 버벅대는 부분도 있다.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홍)유순이랑 잘 맞춰봐야 할 듯싶다”고 설명했다. 사령탑도 “(3명의 호흡에) 더 많은 시행착오도 겪어야 할 것 같고,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했다.
고난의 행군은 이제 끝났다. 상승세를 타면서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정규리그 일정의 ⅔가량을 소화했다. 9승12패를 마크한 가운데 정규리그 4위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봄농구 청신호를 띄웠다.
2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하나은행과의 홈경기에서도 혈전 끝에 1점 차 신승(58-57)을 거뒀다. 이로써, 5위인 KB국민은행(7승13패)과의 승차는 1.5경기다. 6위 하나은행(5승16패)과의 승차도 4경기로 늘었다.
20일 하나은행전서 역전 결승 득점을 넣은 타니무라는 경기 종료 후 PO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PO 진출은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5, 6위 팀들과 승차가 크지 않다. 일단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이 감독대행 역시 “중요한 시기지만, 다음을 생각하기보다는 우리 앞에 놓인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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