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때린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우크라이나)을 앞세워 신바람을 내고 있다. 시즌 초반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구축한 ‘양강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은행은 지난 17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격파하며 4연승을 달렸다. 기업은행이 4연승을 달린 건 2년 9개월 만이다. 2022년 1월21일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전부터 2월10일 GS칼텍스전에서 5연승을 거둔 바 있다.
6승(2패)째를 기록한 기업은행은 승점 16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 흥국생명(승점 20·7승), 2위 현대건설(승점 20·7승1패)과는 승점 불과 4점 차.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선두 싸움에 기업은행이 참전하며 선두 경쟁이 더욱 달아오르게 됐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친 기업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지난 시즌 최하위권이었던 공격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뒀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3년 총액 21억원)과 미들 블로커 이주아(3년 총액 12억원)를 동시에 영입했다. 이소영의 올 시즌 연봉(7억원)은 여자부 4위, 이주아는 10위에 해당한다.
이주아는 18일 기준 속공 7위(40.54%), 이동 공격 4위(47.83%), 서브 공동 7위(세트당 0.290개)로 새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소영은 몸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아 교체로 간간히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이유는 빅토리아 덕분이다. 올해 외국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빅토리아는 191cm의 높은 키에서 내려꽂은 스파이크를 앞세워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4연승 기간 30득점 넘게 기록한 경기가 3경기에 이른다. 지난 9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올 시즌 개인 최고인 공격성공률 53.49%를 기록하며 28점을 쏟아부었다.
지난 14일 GS칼텍스전에서는 31점을 폭발하며 서브 4득점, 블로킹 4득점, 후위공격 4득점에 성공, 올 시즌 여자부 첫 트리플크라운(한 경기에서 서브·블로킹·후위공격 3득점 이상 하는 것)을 달성했다.
빅토리아는 올 시즌 8경기에서 득점 1위(246점), 공격성공률 3위(42.72%), 오픈 공격 3위(40.57%), 퀵오픈 공격 6위(45.65%), 시간차 공격 2위(64.29%) 등 공격 부문 상위권에 고르게 이름을 올렸다. 특히 득점이 화끈하다. 197점으로 2위인 현대건설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보다 49점이나 많다. 빅토리아는 정규리그 전초 격인 컵대회에서 부진했지만 정규리그 순조롭게 적응하며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애칭인 ‘럭키비키’처럼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빅토리아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도 있다. 빅토리아의 시즌 공격 점유율은 43.12%에 이른다. 한 경기에서 50%에 육박하는 공격 점유율을 가져간 적도 있다.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V리그라고 하지만 육서영, 황민경 등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의 분발도 필요하다.
기업은행은 오는 21일 현대건설과 맞붙으며 5연승에 도전한다. 4연승 기간 하위권인 GS칼텍스, 페퍼저축은행과 2번씩 맞붙었다면 이번에는 상위권과의 대결이다. 1라운드에서는 기업은행이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하지만 지금의 상승세라면 쉽게 승부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이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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