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LG)가 ‘필승’을 다짐한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T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벼랑 끝에 서 있다. 앞선 4차례 경기서 2승2패씩을 나눠가졌다. 패하는 순간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매 경기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길게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맘은 모두가 같을 터. 김현수는 “이겨야 한다.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LG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일부 교체했다. 김현수는 5번 및 좌익수로, 3~4차전(7번)과 비교해 두 계단 앞으로 당겨졌다.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1~2차전서 빈손(4타수 무안타)으로 물러났지만 3차전서 안타를 때려내며 감각을 조율했다. 4차전에선 홈런 한 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현수는 “(PS) 시작부터 감은 괜찮았다”면서 “지금은 그런 것(개인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겨야 할 이유들이 차고 넘친다. ‘100’이라는 숫자가 머지않았다. 김현수는 준PO 4차전까지 PS 통산 96번의 경기를 소화했다. PO(5전3선승제)에 진출한다면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듯하다. 홍성흔(109경기), 박진만 삼성 감독(104경기)의 뒤를 바짝 쫓게 된다. PS 통산 안타도 가시권이다. 준PO 4차전까지 93안타를 신고했다. 이 부문 통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컨디션이 좋은 만큼 몰아치기도 기대해볼 만하다. 팀이 계속 올라간다면 새 역사를 쓸 수도 있다.
100은 하나의 상징적인 숫자다. 개인의 노력은 물론, 팀 성적이 받쳐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현수가 “그동안 좋은 팀, 좋은 감독님, 좋은 동료들을 만나 많은 PS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먼저 전한 배경이다. 분명 기분 좋은 발자취다. 다만, 욕심은 넣어뒀다. 김현수는 “가을야구라는 것은 (내가) 잘 쳐서 이기면 좋고, 동료가 잘 쳐서 이기면 더 좋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는 게 더 기분 좋은 일인 듯하다.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팀 적으로도 목표의식이 확실하다. 단순히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마무리 유영찬을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쳤다. 유영찬은 지난 3일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 속에서도 팀을 위해 빠르게 복귀했다. 준PO 2차전에서부터 나섰다. ‘주장’으로서 마음이 뭉클하다. 김현수는 “(유)영찬이의 마음은 누구도 이해하기 못할 것이다.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면서 “어린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 영찬이와 함께 오래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끄덕였다.
잠실=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