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측 "영업실적 보면 해임 의문"vs하이브 측 “신뢰 파탄”

민희진 대표가 지난 7월9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피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그룹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대표이사 재선임’과 관련해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가처분 심문이 열렸다.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민 전 대표는 따로 출석하진 않았다.

 

민 전 대표 측 대리인은 “선행 가처분 결정 다음 날인 5월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채권자(민 전 대표)는 화해의 뜻을 전했지만, 채무자(하이브) 측은 화해 제안을 묵살하거나 앞선 가처분 사건에서 이미 배척된 사항을 꺼내 들며 계약 해지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임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리인은 “채무자 측은 기습 해임이 어도어 이사회의 독립적 판단일뿐더러 민 전 대표의 경영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언급하나, 어도어의 압도적 영업실적을 볼 때 (해임에)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진스는 민 전 대표를 믿고, 민 전 대표가 이끄는 독립된 어도어에서 꿈을 키워갔다. 채권자는 뉴진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힘든 소송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가처분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뉴진스는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이고 민희진의 존재가 필수 불가결하다”며 “채권자가 복귀하지 못하면 뉴진스의 연예 활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뉴진스와 하이브 간에 신뢰 관계도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의 신뢰 소실로 주주간계약이 해지됐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날 하이브 측 대리인은 “선행 가처분 당시에는 주주간계약이 해지가 되지 않았고 채권자가 어도어 이사로서 회사에 대해 배임행위를 했는지가 쟁점이었다”며 “이번 신청에선 주주간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는지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앞선 가처분에서 재판부는 (채권자의 경영권 찬탈 모의 정황이) 채무자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채무자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신뢰 파탄을 이유로 주주간계약을 해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복성 감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리인은 “채권자가 그룹 ‘아일릿’의 유사성에 대한 항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인한 보복감사가 아니다. 채권자가 보복감사로 프레이밍하나, 이는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허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자는 20%의 주주가 80%의 주주 동의 없이 어떻게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겠느냐고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배신행위가 아닌 것은 아니다. 지식재산권(IP)이 전체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지분과 무관하게 (경영권) 탈취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까지 양측으로부터 추가 서면자료 등을 제출받은 뒤 이르면 이달 말 가처분에 대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8월27일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단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그대로 맡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 전 대표는 부당한 계약이라고 반발했으며, 이후 서울중앙지법에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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