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상 문제점을 질타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안세영(삼성생명)이 두 달 만에 공식 대회에 나서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작심발언을 했다. 대표팀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협회 의사 결정 체계 등이 선수의 경기력 유지 및 향상을 저해한다는 주장이었다.
오랜만에 공식 대회에 나섰다. 9일 경남 밀양배드민턴경기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서 3경기 단식을 잡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배드민턴을 사랑하고,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안세영의 작심 비판은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협회의 방만한 운영과 더불어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의 비리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난달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김 회장과 김학규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을 향한 문체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에게 후원사 물품 사용을 강제하는 규정을 개정하기로 약속했다. 라켓이나 신발처럼 경기력과 직결되는 용품을 후원사의 물품으로 사용할 것을 규정한 올림픽·아시안게임 종목은 배드민턴과 복싱뿐이다.
배드민턴과 선수 운영 관련 전반에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앞서 문체부는 안세영의 작심발언 이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협회 조사 중간 브리핑을 통해 비(非) 국가대표선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 폐지 추진, 국가대표 선수의 복종을 규정한 협회 규정 폐지 권고 등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말을 아꼈다.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어떻게 되는지 다 보지 않았다”며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무릎 부상을 이유로 두 달간 재활에 매진했던 안세영은 몸 상태를 70~80% 수준까지 회복, 자신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국제대회 불참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천위페이(중국)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줬다. 안세영은 “꿈을 이뤘으니 조금은 즐겨도 되지 않나 싶어 잘 즐겼다”며 “이제 본모습으로 배드민턴을 잘하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위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라고 힘줘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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