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모드, 확실하게 전원이 들어왔다.
프로야구 KT의 문상철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차전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의 승리 희망을 지피는 홈런을 터뜨렸다.
윌리엄 쿠에바스(KT)와 디트릭 엔스(LG)의 선발 맞대결로 문을 연 경기. LG가 먼저 움직였다. 2회초 김현수-박해민의 역대 준PO 8번째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일순 2점을 추가해 분위기를 올렸다. 1패만 더 하면 이번 가을이 끝나는 KT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수그러들었다.
문상철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어진 2회말, 곧장 반격을 알리는 대포 한방을 쐈다. 이닝 첫 타자로 나서 엔스와 2B2S까지 카운트 싸움을 펼쳤다. 이후 5구째 131㎞ 체인지업이 복판에 몰린 걸 놓치지 않고 거침없이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115m 솔로 홈런을 작렬시켰다. 1-2로 KT의 추격도 함께 시동을 걸었다.
엔스를 상대로 이번 가을 벌써 2번째 홈런이다. 지난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준PO 1차전에서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3-2 승리 일등공신이 된 바 있다. 덕분에 KT는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진출 확률 87.9%(29/33)를 업기도 했다.
정규시즌에도 엔스를 상대했던 8월30일 수원 LG전에서 투런포를 뽑아내며 시즌 15번째 홈런을 장식하기도 했던 그다. 엔스의 천적 입지를 공고히 다진 문상철의 방망이에 KT의 가을이 걸렸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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