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교환이 동료 이제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청룡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이제훈. “만약 연출을 맡는다면 오늘 여기 온 배우 중에 함께하고 싶은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구교환”이라는 대답과 손하트를 날렸고, 구교환도 손하트로 화답했다.

 

이날 이후 이제훈은 구교환에게 영화 ‘탈주’ 시나리오를 보냈다. 구교환은 오래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그렇게 영화처럼 두 사람의 캐스팅이 이뤄졌다는 후문. 연기 잘하는 걸로 두 말하면 입아픈 청춘스타 두 사람은 탈주(이종필 감독)로 의기투합 했다.

 

구교환은 “영화를 하는 사람들 중 이제훈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저 역시 정말 좋아하는 배우였다. 그런 배우가 저에게 함께 하자고 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이제훈의) 전작을 봐왔기 때문에 마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처음부터 호흡을 맞추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영화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다.

 

현상은 어릴 적 알고 지내던 규남의 탈주가 발각되자, 오히려 그를 감싸고 높은 지위에 앉혀주며 군인이라는 주어진 운명에 순응해 살 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규남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탈주를 시도하고 현상은 그를 집요하게 쫓아가며 물러설 수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상대역인 이제훈의 연기를 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규남이 능청, 넉살을 부릴 때가 있다. 규남이 저 상황에서 얼마나 큰 공포와 두려움을 뚫고 저런 연기를 할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린다. 어떻게 보면 그 어떤 장면보다 더 질주하고 있는 거다”라고 설명하며 “규남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버티는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그렇게 안에 있는 다른 감정이 보일 때 관객으로서의 쾌감이 있더라”고 칭찬했다.

 

구교환은 이제훈과 함께 ‘작품 기근’이라는 충무로에서도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말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손사례를 친다. 이어 “저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혹은 같이하는 감독이나 배우가 좋아서, 또는 어느 한 장면이 좋아서 등의 이유로 작품을 선택한다. 최근에 한 넷플릭스 ‘기생수’의 경우는 이야기가 재밌고 또 연상호 감독님과의 작업이 즐거워서였다”라고 언급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의 모습을 그려보자는 말에 그는 “연출과 연기를 계속하며, 10년 후에는 진짜 재미있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이름도 이미 지어 놨다. ‘충무로 깔깔깔’ 이다. 공동 진행자는 연상호 감독님이다”라고 밝혀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탈주는 지난 5일 북미와 몽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태국·호주에서 순차 개봉하며 해외 관객들과의 만나고 있다. 여기에 8월 2일 대만 개봉까지 확정, 전 세계를 향한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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