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조금씩 제 자리 찾는 구승민 “저부터 더 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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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혜진 기자

“저부터 잘해야죠.”

 

야구, 참 어렵다. 10년 넘게 프로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때로는 얽히고설킨 실타래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기도 한다. 우완 투수 구승민(롯데)도 그랬다. 전에 없던 벽을 마주했다. 이상하리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기에만 두 차례 2군행을 통보받았을 정도다. 다행히 반등의 날갯짓이 보인다.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최근 4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23일 고척 키움전에선 올 시즌 처음으로 2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 주춤했던 출발

 

구승민은 롯데를 대표하는 필승 카드다. 역사를 썼다. 지난해까지 통산 108개의 홀드를 수확, 롯데 프랜차이즈 사상 첫 100홀드 고지를 밟았다. 2020시즌부터 4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하기도 했다. 안지만(전 삼성·2012~2015년)에 이어 역대 리그 두 번째 발걸음이었다. 올해도 확실한 상수로 분류됐다. 셋업맨으로서 든든하게 거인군단의 허리를 지켜 주리라 판단했다.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도 컸다. 2024시즌 후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독이 됐던 것일까. 시즌 초반 구승민 답지 않았다. 3월 등판한 3경기서 모두 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이 40.50까지 치솟았다. 4월 들어서도 마찬가지. 재정비 시간을 가졌음에도 조금은 헤매는 듯했다. 기복이 컸다. 지난해에 비해 구속이 살짝 떨어지긴 했으나(포심 평균 145.7㎞→143.6㎞)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피안타율이 너무 높았다. 구승민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안 좋았다”면서 “팀과 감독님, 코치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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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높이는 속도

 

구승민은 이미 기량이 검증된 자원이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공을 찾는 게 중요했다. 구승민답게, 꾸준히 묵묵하게 세부적인 것들을 점검해나갔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것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 구승민은 “후배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지만, 안 좋을 때 계속 밑으로만 들어가면 더 안 좋아지기 마련이다. 잊어야하는 것은 빨리 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언해줄 때는 쉬웠는데 막상 내 일이 되니 잘 안 되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제 다시 오르는 일만 남았다. 순위표가 촘촘하다. 좀 더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마운드 안정화가 시급하다. 구승민을 비롯한 핵심 멤버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구승민은 “주형광 코치님께서 전반기 종료 전까지 잘 버티면 중위권과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조금만 더 힘을 내야 될 것 같다. 일단 나부터 중요한 상황에 등판해 잘 막아야 한다. 그럼 올라갈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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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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