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어렵게 마주한 기회…국해성 “즐기고 싶어요”

국해성이 경기 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즐기고 싶어요.”

 

최근 외야수 국해성(34·롯데)의 시계가 숨 가쁘게 움직였다. 20일 롯데 입단 테스트를 봤다. 22일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3일 퓨처스(2군)리그에 출격했다. 그리고 24일 부산 NC전을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곧바로 6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까지 올랐다. 두산 소속이었던 2021년 4월 20일 부산 롯데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선발 출전은 4월 17일 잠실 LG전이 마지막이었다. 국해성은 “사실 이렇게 빨리 올라올 줄 몰랐다. 설렘이 느껴지더라”고 활짝 웃었다.

 

국해성은 200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장타력을 갖춘 거포 유망주로 관심을 모았다. 촘촘한 뎁스를 뚫기 쉽지 않았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한 시즌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기억은 2016시즌 58경기다. 2021시즌을 마치고 퓨처스리그 자유계약선수(FA)를 신청했으나 둥지를 찾지 못했다. 독립야구단 성남 맥파이스서 재기를 준비했다. 국해성은 “부모님께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힘든 것 모르고 훈련했다. 너무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인터뷰 중인 국해성의 모습. 사진=부산 이혜진 기자

 

어렵게 마주한 기회. 새 동료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국해성은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진심으로 반겨줬다. 고생했다고, 어렵게 온 만큼 잘해보자고 해주더라”고 말했다. 특히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안권수는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국해성은 “나를 챙겨준다고, 경기장에도 가장 먼저 나왔더라. 고맙다”고 전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국해성은 좋은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선수다. 경기에서 자신의 장점들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당장 황승빈, 잭 렉스 등이 돌아오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일 터. 그럼에도 표정이 밝다. 여유가 묻어난다. 국해성은 “그동안 ‘생존’이라는 단어를 워낙 많이 느껴봤다. 파이팅하는 건 좋지만 그게 과하면 나 자신을 너무 압박 시키더라”면서 “여기서 떨어지면 다신 기회가 없을 거란 걸 안다. 열정적으로, 즐기면서 하고 싶다. 더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산=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이혜진 기자, 롯데자이언츠 제공/ 국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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