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가 드라마 시리즈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캐스팅과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엔터테인먼트 내부자 제프 스나이더는 최근 ‘핫 마이크 팟캐스트’의 최신 에피소드에서 다가오는 해리 포터 리부트 시리즈에 “더 많은 유색인종을 캐스팅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있다”고 밝히며, “헤르미온느 역이 유색인종 배우 캐스팅에 있어 최우선 순위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색인종 배우가 헤르미온느 역에 캐스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2부작 연극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에서 흑인 배우 노마 두메즈웨니가 헤르미온느 역에 캐스팅된 바 있다.
당시 원작자 J.K. 롤링은 영국언론 가디언을 통해 “노마는 이 역할에 가장 적합한 배우였기 때문에 선택되었다”며 캐스팅을 옹호했다. 그는 헤르미온느의 피부색이 원작에서 언급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엠마 왓슨이 연기한 백인 헤르미온느에 익숙해진 대중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 자체가 초챙 캐릭터의 이름을 비롯한 인종 차별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캐스팅만 건드리는 ‘보여주기식 PC’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작중 해리포터의 첫사랑인 초챙은 동양인 비하 단어로 쓰이는 ‘칭챙총’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문제가 되었다. ‘해리포터’ 스핀오프인 ‘신비한 동물사전2’에 볼드모트의 뱀인 내기니로 출연한 배우 수현은 SNS를 통해 해당 캐릭터와 관련된 인종 차별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해리포터 팬으로 자란 나는 할로윈 때 초챙으로 변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초챙 말고도 백인 남성의 애완동물로 변장할 수 있다니 정말 기쁘다!”라고 전한 것.
이에 더해 하필 헤르미온느 역이 유색인종 배우 캐스팅 최우선 순위라는 것도 문제가 되었다. 작중 헤르미온느는 “잡종”이라는 조롱과 머글(비마법사) 출신이라는 데서 오는 차별에 끊임없이 노출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 설정에 따른 상황이라고는 하나 현실의 인종 차별이 겹쳐 보이게 하는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역할에 잘 어울린다면 상관 없다는 반응 또한 적지 않다. 당장은 어설픈 인종 다양성일지라도 차차 해나가다 보면 적절한 동양인 캐스팅도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분량상 어쩔 수 없이 많은 내용이 생략되었던 영화 버전에 아쉬움을 표하는 원작 소설 팬들은 이번에야말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방대한 서사가 충분히 표현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도 하다.
사진=뉴시스 제공
정다연 온라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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