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꽉 채운 최주환의 비시즌, 예고편부터 다르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올해는 용띠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내야수 최주환(35·SSG)은 그 누구보다 바쁜 겨울을 보냈다. 강도 높은 훈련을 계획, 실행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기술 훈련은 기본, 다소 생소한 육상 PT까지 섭렵했다. 1차 플로리다 캠프를 마친 뒤 한국에 잠깐 들렀을 때도 회복훈련을 하러 나갔을 정도. 식단도 조절했다. 몰라보게 살이 쏙 빠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체지방 위주로 7㎏ 정도 빠졌다. 최주환은 “몸이 가볍다. 근력과 유연성, 스피드 등 삼각형이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두 시즌의 아쉬움을 흘려보내지 않으려 한다. 최주환은 2021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을 통해 SSG에 합류했다. 큰 기대 속에 새 출발을 알렸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2022시즌엔 전에 없던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97경기서 타율 0.211(298타수 63안타) 9홈런 등에 그쳤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최주환은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더라. 큰 시련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방향을 찾으려 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운동한 것이 아니다. 색다른 운동방법이 더해진 만큼 무조건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최주환을 움직이게 만든 건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다는 간절함이었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주변에서 모를 리 없다. 최주환은 “정경배 (타격) 코치님이 반응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면서 “움직임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으니 ‘그동안 흘렸던 땀방울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다. 묘한 성취감이 들더라”고 웃었다.

 

본격적인 시즌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다만, 예고편에서부터 부활의 기운이 느껴진다. 20일 현재 시범경기 7경기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 1홈런을 때려냈다. 13일 삼성과의 첫 경기선 시원한 홈런포를 날리기도 했다. SSG 유니폼을 입고 임한 시범경기 중 가장 좋은 페이스다. 개막을 앞두고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주환은 원대한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올해는 용띠가 좋다고 하니 믿어봐야죠. 작년 삼재 이겨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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