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라스트 댄스가 될지 모를 월드컵… 그래서 더 간절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릴 테니 지금처럼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손흥민(30·토트넘)의 몸동작 하나, 말 한마디마다 간절함이 짙게 묻어난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월드컵 무대다.

 

가나전을 마친 대표팀은 오는 3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리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 나선다. 이날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난다.

 

복잡한 경우의 수에 빠졌지만, 결론은 하나다. 일단 포르투갈을 잡아야 한다. 특히 이 경기가 손흥민에게 중요한 이유는 어쩌면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손흥민의 ‘마지막’을 원하는 팬을 없다. 아니 축구팬을 넘어 국민 전체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월과 현실은 외면할 수 없다. 손흥민은 한국 나이로 31세다. 벤투호가 만약 이번 대회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다음 월드컵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이다. 이때 한국 나이로 35세가 된다.

손흥민이 지난 24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전에서 슈팅을 시도 하고 있다. 뉴시스

손흥민이라는 이름 석 자엔 특별함이 담겨있지만 현실은 35세라는 나이는 어쩔 수가 없다. 역대 한국 월드컵 최종명단에 한국 나이 35세로 이름을 올린 공격수는 최근 20년 간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안정환과 2002 한일월드컵 황선홍뿐이다.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선수도 드물다. 황선홍, 홍명보, 이운재 등이 전부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 출전하고 있다. 

 

한가지 짚어볼 부분은 박지성, 이영표(이상 2002년~2010년), 기성용(2010년~2018년) 등은 나이상으로는 4회 연속 월드컵 출전도 가능했지만 3회 출전 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무엇보다 장거리 비행에 따른 부담이 크다. 유럽무대에서 주로 활약한 이들은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 등의 이유로 연간 수차례 한국을 오가야 한다. 장거리 비행이 잦을수록 기압 차로 관절이나 부상 부위에 염증 및 통증이 커진다. 박지성이 30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루과이만 해도 루이스 수아레즈, 에딘손 카바니(이상 35) 등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과시했던 공격수지만, 이번 대회 들어 노쇠화가 눈에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부진하고 있다. 수아레즈는 월드컵 본선 2경기에서 슈팅 1개, 유효슈팅 0개를 기록 중이다. 카바니 역시 슈팅 3개, 유효슈팅 0개를 기록 중이다.

 

물론 ‘어나더 레벨’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처럼 30대 후반까지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는 경우도 있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 출전으로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모두 이번 대회 골문을 열어젖혔다.

손흥민이 지난 24일 우루과이전 후반 상대 마르틴 카세레스에게 파울을 당해 양말이 찢겨져 있다. 뉴시스

모든 것은 손흥민의 결정에 달렸다. 우리는 그저 좀 더 오래 손흥민과 함께 하길 기대하고 희망할 뿐이다. 손흥민도 이를 잘 알기에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어 항상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긴다.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 포르투갈전이 마지막이 아니길, 또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볼 수 있길 간절하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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