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중 서핑·요트 “일하면서 즐긴다”

데스커, 워크 온 더 비치 운영
워케이션 센터·테라스 등 조성
서핑보드 렌탈·강습 할인 혜택
75개 기업 350명 참여 ‘눈길’
개인 고객도 찾는 발길 이어져

야놀자도 워케이션 프로그램…
직원 반응 “직장내 큰 기쁨”
‘워케이션(Worcation)’이 새로운 직장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을 뜻하는 ‘Work'와 휴가 ‘Vacation’을 더한 신조어로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근무 형태다. 꼭 사무실에 출근해야만 근무한 것이라고 여겨지던 과거의 직장 문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를 선호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워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도는 IT기업이나 스타트업, 외국계 기업이 먼저 시작했다. 최근에는 건축, 금융권 등 보수적인 성향의 기업도 워케이션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근무형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장기간 체류하는 워케이션족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며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편집자 주>

워케이션과 함께 ‘블레저(Bleisure)’가 새로운 근무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레저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원래는 출장 중에 잠깐의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국내 기업들이 시행하는 워케이션은 보통 1주일 단위로 진행하기 때문에 주재원처럼 장기 체류하는 파견 근무가 아닌 일종의 ‘출장’이라 볼 수 있다.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워케이션 근무 형태를 도입한 기업 중 대다수는 퇴근 후 즐기는 서핑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레저 활동에 방점을 찍고 대상지를 선정하고 있다.

데스커 워케이션 캠페인 이미지. 데스커 제공

수요가 있다보니 워케이션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는 기업도 등장했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 데스커는 ‘서핑 성지’ 강원도 양양에서 워케이션 캠페인 ‘워크 온 더 비치(WORK ON THE BEACH)’를 운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B2B 기업 회원 및 데스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캠페인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데스커 측은 “캠페인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과 사무공간을 벗어나 색다른 곳에서 새로운 자극을 통한 영감을 얻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며 일할 수 있는 ‘워케이션’ 문화를 제안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데스커는 워케이션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제공 중이다. 업무·회의가 가능한 ‘워케이션 센터’, 죽도해변 인근의 ‘워케이션 테라스’ 등을 꾸렸다. 숙박과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워케이션 스테이 앤 라운지’도 조성했다.

특히 ‘블레저’ 트렌드에 따라 워케이션 근무자가 퇴근 후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서핑보드 렌탈 및 강습 할인, 문화 원데이 클래스, 카페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캠페인에 참여한 UI디자이너 A씨는 “서핑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워케이션으로 와서 너무 잘 배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데스커 측에 따르면 워케이션 캄페인에는 현재까지 약 75개 기업에서 350명이 참여했다. 워케이션 센터를 찾은 개인 고객도 150명에 이른다.

데스커 관계자는 “프로젝트 기획 의도를 충실히 담아내기 위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마련했고, 휴식 시간엔 온전히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기대 이상의 호응과 피드백에 향후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야놀자도 지난해 테크 올인(Tech All-in) 비전을 선포한 이후 효율적이고 유연한 근무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강원도관광재단과 협력, 평창에서 첫 워케이션에 나섰다. 참석자 전원이 재참여 의사를 밝혀 지난 5월에는 동해와 여수까지 확장됐다. 최근에는 임직원 피드백을 반영해 부산에서 3차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특히 야놀자는 부산관광공사와 함께 요트체험 또는 부산엑스더스카이 등 관광상품 체험권을 제공해 실질적 블레저로 이어지도록 했다. 신성철 야놀자 사업개발유닛장은 “워케이션이 지역 상생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지자체들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트렌드가 확대되자 이커머스 기업도 발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

 

위메프오는 풀하우스제주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도 내 ‘워케이션'과 ‘한 달 살기' 예약 채널을 최근 오픈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위메프오는 사무공간이 숙소 내 마련돼 있거나 15박 이상 장기 투숙이 가능한 제주지역 숙소를 모아 가격 비교 및 즉시 예약 서비스를 선보인다.

 

한편 워케이션에 참가한 직장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데스커 워케이션 캠페인에 참여한 광고기획자 B씨는 “첫 워케이션이다보니 휴가지에서 업무하는 게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경험해보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며 “바다를 보며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소소한 행복이 직장인들에게 큰 기쁨이 될 수 있는 것도 추천하는 이유”라고 했다.

 

다만 “업무와 휴가지에서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추려면 업무량이 과중하지 않은 상황이어야 할 것 같다”며 “여행지에서의 관광 또는 휴식과 업무량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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