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염좌, 약침치료로 조기에 잡아야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20세기 소녀’와 ‘동감’ 등 청춘 멜로 영화가 극장가에 소식을 알리며 추운 겨울을 따뜻한 감성과 함께 녹이는 중이다. 특히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세기 소녀’는 1990년대와 첫사랑을 소재로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펼쳐내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는 사랑과 우정 사이 기로에 선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17살 여고생 ‘보라(김유정 분)’는 심장 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절친 ‘연두(노윤서 분)’를 위해 사랑의 큐피드 역할을 자처한다. 연두의 짝사랑 ‘현진(박정우 분)’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미국에 있는 연두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로 약속한 것.

하지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 탓에 보라는 여러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심지어 불량배와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지만 태권도 유단자인 보라는 특유의 씩씩함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불량배가 유리병을 들어 올려 현진의 머리에 내리치려는 순간에도 재빠른 돌려차기로 병을 날려 버리며 친구들을 구한다.

이 외에도 현진의 친구 ‘운호(변우석 분)’가 보라를 사랑하게 되거나 보라와 연두가 한 남자를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등 영화에는 좌충우돌을 겪는 10대의 모습이 펼쳐진다. 필자도 짙은 우정과 서툰 사랑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주인공들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의사의 시각으로 영화를 볼 때면 주인공들이 오히려 어른보다 성숙해 보이는 장면도 있었다. 바로 불량배와 다툰 후 발목에 새파란 멍이 들자 서둘러 의료기관을 찾은 보라의 현명한 대처였다. 조기에 깁스와 같은 고정 처치를 시행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반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가볍게 삐끗한 거겠지’라는 생각으로 발목 통증을 방치하다가 중증의 발목 염좌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다. 발목 염좌는 증상이 진전될수록 발을 디디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부종과 열감을 지속시켜 발목의 불안정성을 높인다.

또한 발목 염좌가 반복되다 보면 발목 부상 시 손상을 입기 쉬운 바깥쪽 인대뿐만 아니라 안쪽의 인대까지 손상 범위가 넓어져 관절염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가볍게 발생한 발목 염좌라도 보라처럼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장기적인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한방 보존치료법을 통해 발목 통증을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효과적인 치료법으로는 약침치료가 있다.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상구혈, 조해혈 등 발목 주변 혈자리에 놓아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 여기에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인대와 근육을 강화해 재발을 막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발목은 매일 체중을 견뎌야 하는 신체 부위인 만큼 다른 관절에 비해 통증 위험이 높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발목 인대가 수축해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발목을 접질리는 등 일상 속 부상에 유의하고 통증 발생 시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 발목 건강을 지켜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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