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英 떠나는 순간에도 ‘팬 프랜들리’ 박예은

 “함께 해야 이뤄질 것.”

 

 ‘팬 프랜들리’로 남다른 사랑을 받았던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박예은(26)이 영국 FA 여자 슈퍼리그(WSL)로 이적하는 순간에도 친정팀인 WK리그 경주한수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자랑했다.

 

 박예은은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적 성사 당시 스포츠월드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던 그는 출국 전 다시 한 번 본지와의 독대를 통해 꿈을 이룬 소감을 전했다.

 

 박예은은 “이적 시기가 잘 맞았다. WK리그가 동아시안컵으로 잠시 중단된 상태다. 영국 무대도 현재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휴식기를 지나 프리시즌에 돌입했다. 그 사이 틈틈이 운동하며 컨디션을 유지하면서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가졌다”며 “춘추제인 WK리그에서 추춘제인 WSL로 무대를 옮겨 겨울에 일정을 하는 낯섦은 있지만 시즌을 치러 몸상태가 올라온 상태로 가는 건 장점이라고 본다. WK리그와 달리 일정도 아주 촘촘하지 않다. 겨울만 잘 이겨내면 잘 해낼 것 같다”고 말했다.

 

 브라이턴에는 국가대표 선배인 이금민(28)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 새 소속팀의 배려로 룸메이트가 확정됐다. 적응 걱정을 한시름 덜 게 됐다. 박예은은 “구단에서 정해준 것 같다. (이)금민 언니가 언제오냐고 계속 물어봤다. 일정이 확정된 후 알려줬더니 많이 챙겨준다고 이야기했다”며 웃었다.

 

 오랜시간 꿈꿔왔던 영국 진출, 그걸 도울 동료까지 모든 게 순탄한 분위기지만 마냥 마음이 편치는 않다. 2022시즌 중반에 경주한수원을 떠난 까닭이다. 경주한수원은 현재 WK리그에서 인천현대제철과 상위권에서 우승 경쟁이 한창이다. 현대제철 천하를 깨트릴 절호의 기회에 주축 선수인 박예은이 빠지는 건 팀에도 타격이 크다.

 

 박예은은 “경주한수원에 대한 애정이 크다. 그 선수들은 (내가 없어도 우승을 해낼)좋은 선수들이다. 올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늘 그렇듯 팬과 함께 해야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구단, 팬 모두에게 감사하고 다같이 한 마음으로 해내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떠나는 순간까지 팬을 챙긴 박예은답게 친한 친구, 가족뿐 아니라 공항에도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WK리그 직관의 매력에 빠질 때 박예은이 스며들었다며 팬이 된 배경을 설명한 김정아(36) 씨는 “여자축구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경기장을 찾게 됐다. 그렇게 WK리그를 접하다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선을 다하던 박예은 선수에게 반했다”고 말했다.

 

 

 김정화 씨 친구로 함께 경기장을 찾다 박예은에게 빠졌다고 말한 구아름(36) 씨는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반겨줘서 가까워졌다. 그런데 인연을 맺은 지 얼마 안 돼 떠난다는 사실을 듣게 돼 슬프기도 했다”며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더 큰 무대로 간다는 사실에 금방 괜찮아졌다. 또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선 이런 좋은 일이 더 많아야 한단 생각에 기쁘게 배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씨, 구 씨는 영국으로 가는 박예은에게 개인 선물은 물론 플래카드까지 제작했다. 공항에서 이를 받은 박예은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셨다. 그것들을 기억하면서 한국 선수의 자부심을 살려야겠단 느낌을 받았다”며 “영국은 교감하기 쉬운 WK리그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다. 팬은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다. 그곳에서 나만의 팬을 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떠났다.

 

 사진=김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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