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개선의 궁극적 목표는 ‘당장 날씬해지는 것’이 아닌, 적정체중을 평생 유지할 수 있도록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몸 속 과도한 지방을 제거하면서 체내 건강시스템도 제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문제는 다이어트는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이럴 때 의료기관을 찾아 내 몸에 맞는 관리에 나서는 게 도움이 된다.
건강검진을 앞두고, 몸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경희대한방병원을 찾아 한방 비만치료 시스템을 둘러봤다. 보통 비만 치료에 앞서 인바디와 문진으로 끝나는 기존 상담과 달리, 이곳에서는 무척 여러 단계의 진단과정을 거쳤다. 체중과 BMI(체질량지수)를 측정하고, 세세한 문항으로 이뤄진 문진표를 작성한다. 이를 토대로 의료진과 보다 자세히 이야기를 나눈다.
다시 검진실을 찾아 경락기능검사과 장부와 경락기능을 보는 양도락 검사를 받는다. 맨손·맨발 상태에서 미세전류가 흐르는 금속의 작은 봉을 잡고 있으면 되는 간단한 검사다. 이를 통해 자율신경계 이상이나 이로 인한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고 호르몬 분비 상태, 교감신경 반응, 몸에 축적된 긴장감과 스트레스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초진일 경우 검사에만 약 1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찾는 게 도움이 된다.
모든 검사가 끝나면 이를 전달받은 한의사와 함께 체질에 맞는 비만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이날 만난 노지원 경희대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비만센터) 교수는 “개인별 비만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단순히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닌, 신진대사를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몸이 균형을 되찾고 자연스럽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교수로부터 한방비만치료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한방 비만치료의 핵심은 아무래도 ‘한약(탕약) 복용’인 듯하다.
“비만은 생활습관과 연관된 질병이다. 따라서 여러 측면에서 접근,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약처방도 치료법 중 하나다. 한약 처방 시 양약에 비해 다양한 ‘치료적 목적’을 설정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치료적 목적의 의미란 무엇인가. 단순히 식욕을 줄여주는 것인지.
“단순히 식욕을 줄이고 대사를 높이는 게 아니라, 평소 갖고 있던 다른 불편한 증상들도 한약 복용으로 개선해주도록 한다. 이와 관련 처방을 결정할 때에는 환자의 비만도, 기능 및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한다. 비만으로 인해 유발됐거나, 평소 컨디션 저하를 일으키던 역류성식도염, 위장장애, 생리불순, 스트레스, 변비 등을 완화시킨다. 몸이 불편한 증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이 밸런스를 찾아 살이 빠지도록 하는 게 목표다.”
-스트레스가 중요한 요소인 듯하다.
“그렇다. ‘스트레스 받으면 살찐다’고 하는데, 이는 맞는 말이다. 이는 호르몬과 연관이 깊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렐린’ 등 체중 증가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분비된다. 이는 음식 생각을 자꾸 나게 하고, 혈당을 높이는 작용을 해 살이 더 쉽게 찌게 한다. 이때 한약을 먹으면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개선되고, 호르몬 작용도 좋아진다. 지방을 쌓는 게 아닌 분해하는 ‘렙틴’ 분비가 늘어나게 된다.”
-한방 비만치료 시 고려해야 할 점은.
“초기에 무리하게 욕심내서는 안 된다. 한 달에 3~4kg 감량이 ‘모범 속도’다. 1주일에 1kg 감량을 목표로 삼을 것을 추천한다. 치료 기간에는 너무 소식하거나 절식하지 않고 영양균형이 맞춰진 건강한 일반식을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된다. 대신 과일·음료수·쌀밥·면 등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단당류는 섭취하지 않는다. 목표체중에 달성한 경우, 약물을 줄이면서 습관을 형성하고, 이를 유지하면 요요현상을 피할 수 있다.”
-한방 비만치료를 고려하는 다이어터들을 위해 전반적 제언을 해달라.
“규칙적인 식습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임상적으로 봤을 때 하루 1.5끼를 먹는 사람이 가장 살이 찌기 쉬웠다. 이는 한 끼를 대충 먹고, 배고프면 먹는 등 불규칙한 식사패턴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몸은 ‘열량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상태’로 보고, 들어오는 음식을 족족 지방으로 쌓으려 한다. 세 끼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는 소화기능 개선은 물론 여성의 경우 건강한 생리 사이클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를 토대로 한 달에 4kg 감량 속도를 유지하는 게 추천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