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장사’ 최정은 전설이 된다

 ‘소년장사’라는 수식어와 함께 커리어를 시작했다. 프로야구 17년 차, SSG 내야수 최정(34)의 트레이드 마크는 ‘홈런’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은퇴·467홈런)에 이어 KBO리그 역대 통산 두 번째로 400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우타자로는 최초의 영광을 안았다. 이제는 새 역사를 조준한다. 최정은 “앞으로도 야구를 통해 팬 여러분께 더욱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걸어온 길

 

 최정은 유신고 출신으로 2005년 SK(현 SSG)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타고난 장타력으로 이듬해인 2006년부터 한 시즌도 빠짐없이 두 자릿수 홈런을 쳐냈다. 올해까지 16년 연속 개근이다. 지난 2016년 40개를 선보이며 리그 홈런 1위에 올랐다. 2017년에는 커리어 최다인 46개로 2년 연속 홈런왕을 수성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32개로 나성범(NC)과 함께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이하 기록 19일 기준). 역대 4번째로 6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달성했다. 총 126경기서 타율 0.275(408타수 112안타) 93타점을 곁들였다.

 

 훈장이 따라붙었다. 지난 19일 KIA전서 대기록을 완성했다. 3-4로 끌려가던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KIA 선발 보 다카하시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최정은 6구째, 시속 149㎞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프로 데뷔 1907경기 만에 400번째 홈런을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최정은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후반기 52경기서 타율 0.240(167타수 40안타), 10월 11경기서 타율 0.194(31타수 6안타)에 그쳤다. 그럼에도 홈런 생산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기 12홈런 37타점, 10월 3홈런 7타점을 만들었다.

 

◆걸어야 할 길

 

 만 34세의 나이, 그동안 보여준 꾸준함을 고려하면 이승엽의 467개, 나아가 500개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추신수(SSG), 이대호(롯데) 등 1982년생 선배들이 여전히 현역으로 경쟁력을 자랑 중이다. 최정에게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짧으면 2년 안에 이승엽의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 한 시즌에 최소 30개 이상 쌓는다고 가정하면 500개까지 서너 시즌이면 거뜬하다.

 

 이승엽이 든든하게 힘을 실었다. 20일 개인 SNS 계정에 글을 올려 최정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400홈런은 두 번째로 달성한 기록이지만, 500홈런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달성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시길 응원한다. 부상 없이 꼭 500홈런을 기록하시길 바란다”며 “한국프로야구에서도 500홈런 기록이 꼭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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