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안방극장, 사극이 온다 [이슈]

하반기 안방극장에 사극의 물결이 몰아친다. 판타지 로맨스 사극 ‘홍천기’가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청춘 사극이 줄지어 출격을 대기 중이다. 

 

8월 30일 6.6%의 시청률로 출발을 알린 SBS ‘홍천기’는 차곡차곡 상승세를 타다 14일 방송된 6회 시청률 10%를 넘어섰다. ‘홍천기’는 신령한 힘을 가진 여화공 홍천기와 하늘의 별자리를 읽는 붉은 눈의 남자 하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19년 전 복사꽃밭의 추억을 나눈 ‘홍천기’의 소년과 소녀는 19년 후 상황이 뒤바뀐 채 조우했다. 앞을 볼 수 없던 홍천기는 그림을 그리는 화공이 됐고, 소녀의 눈이 되어주던 하람은 시력을 잃고 붉은 눈의 청년이 됐다. 지난달 28일 방송분에서는 하람은 홍천기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리움을 전하면서도 거리를 두려 하는 하람과 그런 그를 위로하는 홍천기의 애틋함이 그려졌다.

 

그러나 마왕이 발현되려는 하람의 모습을 목격한 홍천기와 양명대군이 충격에 휩싸이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했다. 19년 전 하람 몸에 깃든 마왕과 그 마왕을 봉인할 어용복원 프로젝트, 마왕의 존재에 접근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전개하며 본격적인 2막의 전개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태유 감독이 자신한 화공들의 그림 실력이 볼거리다. ‘바람의 화원’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 감독은 ‘홍천기’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앞서 전개된 ‘매죽헌 화회’에서 펼쳐진 그림 고수들의 동양화 향연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오는 11일 첫 방송을 확정한 KBS2 ‘연모’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궁중 로맨스 드라마다. 남장에 도전한 박은빈의 변신이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박은빈과 로운은 왕세자와 스승으로 만난다. 비밀을 감추기 위해 완벽함으로 중무장한 왕세자 이휘(박은빈)는 스승으로 나타난 정지운(로운)과 인연을 쌓아간다. 왕세자로서의 카리스마와 곱디고운 여인의 기품, 두 얼굴을 보여줄 박은빈(이휘 역)과 그런 이휘를 보며 혼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로운(정지운 역)의 로맨스다. 

 

11월 5일에는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 첫 방송 된다.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사극의 명가’ MBC가 오랜만에 내놓는 정통 사극이다. ‘검은 태양’으로 자존심을 세운 MBC가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그룹 2PM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준호가 왕세손 이산의 새로운 얼굴을 그린다. 성군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이 가슴속 트라우마로 남은 인물. 훗날 조선의 정조가 되는 그는 한 나라 군주의 차가운 이성과 한 남자의 뜨거운 사랑 사이의 갈등을 표현한다. ‘왕이 된 남자’로 사극과 착 붙는 열연을 펼쳤던 이세영이 궁녀 성덕임으로 분한다. 왕의 무수히 많은 여인 중 한 명이 아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궁녀로 훗날 의빈 성씨가 되는 인물이다. 

 

11월 방영 예정인 tvN ‘어사와 조이’는 엉겁결에 등 떠밀려 어사가 돼버린 허우대만 멀쩡한 미식가 도령과 행복을 찾아 돌진하는 조선 시대 기별부인(이혼녀)의 명랑 코믹 커플 수사극. 첫 사극에 도전하는 옥택연과 ‘스카이캐슬’에 이어 ‘어쩌다 하루’로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김혜윤의 만남이다. 

옥택연은 매너리즘에 빠진 종6품 공무원 라이언(羅二言) 역을 맡는다. 김혜윤은 유교의 성지 조선에서 ‘살다 보면 이혼할 수도 있지’라는 보기 드문 마인드를 가진 현실주의자 김조이(金祚怡)로 분한다. ‘어사와 조이’는 아내로서 남편을 섬겨야 한다는 부위부강(夫爲婦綱)을 걷어차고 이혼을 선택한 ‘기별 부인’이란 흥미로운 소재를 택했다. ‘백일의 낭군님’, ‘왕이 된 남자’ 등 웰메이드 사극의 계보를 이어, 2021년 하반기 신개념 코믹 사극의 신기원을 연다는 각오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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