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푸봄’·‘이미테이션’, 시청률 2%도 버거울 줄이야 [SW시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KBS 드라마의 위기, 나아가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다. KBS2 ‘이미테이션’과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 시청률의 쓴맛을 보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금요극 ‘이미테이션’과 월화극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 각각 0%, 2%대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첫 방송 이후 줄곳 이어져 온 저조한 성적이다. 반등의 여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미테이션’은 아이돌 100만 연예고시 시대에 맞춰 진짜를 꿈꾸는 모든 별을 응원하는 아이돌 헌정서다. ‘이미테이션’의 경우 주연배우 박혜수의 학교 폭력 의혹으로 편성이 밀린 ‘디어엠’을 대신해 예정보다 이르게 편성된 드라마다. 더욱이 금요일 밤 11시라는 방송 시간 탓에 큰 시청률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대의 시청률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지난달 7일 1.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한 ‘이미테이션’은 3회 0.8%를 기록했고, 6회 0.7%로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7회는 0.9%. 이조차 1, 2부로 나뉜 한 회차 중 높은 시청률을 반영한 수치다. 총 12회를 예고한 ‘이미테이션’은 이제 5회를 남겨두고 있다. 2015년 여진구, 설현 주연의 ‘오렌지 마말레이드’ 이후 6년 만에 야심 차게 부활시킨 KBS 금요드라마지만, 또 한 편의 실패작을 남기게 됐다.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멀리서 보면’ 청춘일지도 모를, 20대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다룬 캠퍼스극이다. ‘현실성’, ‘공감’을 자신한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역시 시청자의 큰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밤 9시 30분이라는 프라임 시간대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3회 1, 2부는 각각 1.9%, 2.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4일 첫 방송이 2.6%로 자체 최고의 기록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아이돌 가수 출신의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그룹 유키스의 이준영은 2017년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해 tvN ‘부암동 복수자들’(2017), OCN ‘미스터 기간제’(2019), SBS ‘굿캐스팅’(2020) 등의 주연급으로 활약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박지훈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워너원 멤버로 데뷔한 박지훈은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2019), 카카오TV ‘연애혁명’(2020) 등으로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아이돌 드라마 ‘이미테이션’에 현실성을 불어넣기 위해 다수의 현직 아이돌의 출연하고 있다.

 

시청률엔 배우들의 몫도 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력에서 아쉬움을 찾기보단 작품의 소재와 전개가 폭넓은 시청층을 아우르지 못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청춘이라면 누구든 와 닿을만한 ‘현실 공감’을 강조했지만, 시청자가 받아들이는 ‘현실’은 이와 달랐다.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장면들과 자칫 유치하게 비치는 상황 설정들이 몰입도를 반감시킨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주연 배우 캐스팅 단계에서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비주얼’만 가지고 승부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최근 시청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SBS ‘펜트하우스’, ‘모범택시’, tvN ‘빈센조’처럼 피 튀기는 혈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리 등이 유일한 성공 요인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시류를 파악하지 못한 잔잔한 청춘스토리도 그 해답은 아니다. 

 

KBS 드라마의 퇴로 없는 위기다. 꾸준히 5∼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던 ‘대박부동산’ 종영 이후 희망적인 작품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도쿄올림픽 중계 등을 이유로 드라마 대신 예능을 편성하고 약 3개월간의 수목극 휴지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아이돌’, ‘청춘’, ‘20대’ 등을 키워드로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고자 했지만 사실상 실패다. 비록 ‘시청률’이라는 하나의 지표로만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화제성 지수 역시 높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편성 전략에 철저한 외면만이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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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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