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싸이 ‘라우드’, 심사평은 ‘공감’ 차별성은 ‘글쎄’ [SW시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28년 차 ‘리빙 레전드’ 박진영과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를 열광시킨 싸이가 ‘라우드’로 뭉쳤다. 내면의 특별함을 찾겠다는 두 프로듀서의 약속, 그 집합체가 될 새 보이그룹은 어떤 모습일까. 과연 이들의 안목이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5일 SBS 새 오디션 프로그램 ‘LOUD:라우드(이하 라우드)’가 시청자를 만났다. ‘라우드’는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수장 박진영과 피네이션 수장 싸이가 각 회사를 대표할 차세대 보이그룹 두 팀을 탄생시키는 2021 월드와이드 보이그룹 프로젝트다. 

 

1라운드에서 참가자는 두 프로듀서의 ‘패스(PASS)’ 버튼을 모두 받아야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하다. 첫 방송에서는 ‘마음에 드는 참가자를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싶다’는 싸이의 아이디어에 착안해 만든 ‘라우드 체어’가 공개됐다. 세 단계에 걸쳐 참가자와 프로듀서의 거리를 좁힌다. 먼저 패스 버튼을 누르면 스카우트 권한을 준다는 특성상 박진영과 싸이의 눈치작전도 펼쳐졌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K팝스타’ 여섯 시즌을 심사한 베테랑 박진영, 데뷔 20년 만에 최초 오디션 프로그램이자 고정 프로그램으로 ‘라우드’를 선택한 싸이의 만남이다. 박진영은 오디션 심사 전문가답게 포인트를 콕 집는 심사평을 이어갔다. 시청자도 이해하기 쉽게 무대를 해석하며 합격의 이유를 설명했다.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싸이의 직관적인 심사평도 이해도를 높였다. 

박진영은 ‘조용한 사람들의 내면이 가장 소란스럽다’는 스티븐 호킹의 명언을 ‘라우드’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내면의 특별함을 찾는다’는 기준 아래 참가자는 메신저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에 주목하고, 사람의 매력을 소개할 수 있는 ‘매력 무대’와 춤, 노래 실력을 보여주는 ‘실력 무대’ 두 부문을 보여줬다.

 

하지만 자작곡, 직접 만든 뮤직비디오 등의 매력 무대를 춤, 노래의 연장선으로 준비한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다. 심사에서 두 프로듀서와 소속사의 차별점도, 평가 기준의 명확성도 드러나지 않았다. ‘내면의 특별함을 본다’는 심사 기준 또한 지극히 주관적으로 느껴졌다. 실력 무대를 통한 춤, 노래를 보는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은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당초 ‘라우드’ 지원 대상은 ‘아이돌을 꿈꾸는 10대 소년’이었다. 해외에서 날아온 참가자와 국내 각 지역에서 지원한 참가자들이 각자의 기량을 겨뤘다. 다만 다음 주 예고편에서 피네이션 연습생 5인, JYP 연습생 3인의 무대가 예고됐다. 두 프로듀서의 보살핌 아래 소속사 스타일에 맞춰 준비 과정을 밟아온 이들의 경쟁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시청자가 이를 공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날 방송에서 미국에서 온 다니엘 제갈, 일본에서 온 케이주와 고키 등이 걸출한 실력으로 두 프로듀서를 움직였다. 그러나 박진영과 싸이는 대부분의 참가자에게 칭찬 세례를 퍼부었고, 합격 배지를 준 참가자들이 있어서 ‘망하지 않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약 120분간의 방송 시간 동안 탈락자는 현대 무용을 전공한 조두현 한 명뿐이었다. 흔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등장하는 ‘악마의 편집’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반대로 무대의 나열, 심사평 등의 단조로운 구성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이라는 뚜렷한 기준을 세운 ‘라우드’가 이제 첫 삽을 떴다. 첫 방송 시청률은 1부 3.9%, 2부 5.5%, 3부 9.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일단,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덴 성공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지의 참가자들, ‘정답을 같이 찾겠다’는 일념으로 아이돌 제작 도전에 나서는 피네이션, ‘다년간의 노하우는 시행착오를 줄인다’며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내민 JYP가 출사표처럼 ‘특별한’ 보이그룹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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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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