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법정 관리에도 리그앙 역사에 이름 새긴 '국대 간판' 공격수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내가 제일 잘 나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 소속 지롱댕 보르도의 공격수 황의조(29)가 역사를 새로 썼다.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하며 대세를 입증했다.

 

 보르도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20~2021 리그앙 37라운드 랑스와의 홈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최근 보르도의 팀 내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재정난을 겪었고 결국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자연스레 황의조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흘러나왔고 팀 순위는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흔들릴 법도 했지만 황의조의 발끝은 오로지 상대 골문만 향했다. 랑스전에서 전반 32분 선제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보르도는 대승을 챙겼다. 이날 득점으로 시즌 12호골 고지를 밟은 황의조는 한국인 프랑스 리그 최다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종전 기록은 2010∼2011시즌 AS모나코 시절 박주영(36·FC서울)이 기록한 12골이다.

 

 2019∼2020시즌 보르도에 입단하며 첫 유럽 무대를 두드렸던 황의조는 입단 첫 시즌 6골 2도움으로 무난한 데뷔 시즌을 치렀다. 이후 이번 시즌에는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써가는 중이다.

 

 오는 24일 스타드 랭스와의 시즌 최종전이 중요해졌다. 이날 경기서 황의조가 1골 이상을 넣는다면 리그앙 역사가 새로 쓰인다. 개인 기록뿐 아니라 팀 승리를 위해서도 최전방에 자리한 황의조의 득점이 절실하다. 보르도는 랑스전에서 승리해 14위가 됐지만 아직 완전히 1부 리그에 생존한 것은 아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8위 낭트와는 단 승점 2 차이다. 만약 최종전에서 낭트가 승리하고 보르도가 패배한다면 강등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낭트가 승리하고 보르도가 무승부를 거두는 것도 안 된다. 골득실에서 낭트가 보르도보다 앞선 까닭이다. 보르도는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

 

 팀의 생존 여부와 한국인 프랑스 리그 최다골 경신이 황의조의 발끝에 걸려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지롱댕 보르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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