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팬심 잡으려는 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달라졌다

[스포츠월드=청담 전영민 기자] 이전과 달리 상대를 향한 날선 견제나 공격적인 멘트는 없다. 대신 온화한 미소와 함께 허를 찌르는 위트로 아픈 곳을 찌른다. 팬심을 잡으려는 프로농구의 노력이 미디어데이에서 드러난다.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봄농구’를 확정한 6개 구단 감독을 비롯해 각 팀 대표 선수 6명이 참석해 출사표를 던졌다. 4강에 선착한 KCC(정규리그 1위)와 모비스(2위), 6강부터 계단을 밟아 올라가고자 하는 인삼공사(3위), 오리온(4위), 전자랜드(5위), KT(6위)는 같은 듯 다른 봄을 그리고 있다.

 

◆모두가 같은 목표, 우승 

 

 매년 진행하는 미디어데이처럼 엇비슷한 출사표와 각오가 맞물렸다. 감독들은 정규시즌을 좋은 성적으로 마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고 “우승을 욕심내보겠다”며 열망을 드러냈다. 대표 선수들의 순서에는 화답이 이어졌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동료의 도움에 감사한다는 내용. 정규시즌에 해왔던 것처럼 봄에도 똑같이 해보겠다는 게 주된 이야기였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지만 어딘지 익숙하다.

 

 그런데 한 가지 변화가 눈에 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들은 긴장하기 일쑤였다. 유니폼이 아닌 신사복, 운동화 대신 구두, 벤치가 아닌 기자회견장에 앉은 만큼 딱딱한 표정과 말이 가득했다. 그래서 감독들이 직접 나서 신경전의 장을 만들었다. 상대를 향한 견제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었고 신경전을 통해 플레이오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봄농구’를 지나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 해당 소재가 화두에 올랐다.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선수들 

 

 시대가 바뀌었다. 진행자의 적절한 분배 속에서 감독들의 멘트는 대부분 경기에 국한됐다.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전술을 활용할 계획인지, 상대팀 선수 중 경계대상 1호는 누구인지 등이다. 반면 선수들에게는 사적인 영역이 열렸다. 각 구단 SNS 채널과 KBL TV에 다수 출연한 선수들은 직접 유쾌한 농담으로 허를 찔렀다. 웃고 넘길 수 있는 개인적인 일도 꺼내 흥미를 돋웠다. 당장 6강에서 맞붙어야 할 상대와 웃는 모습이 오히려 신경전으로 보였다.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인 만큼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오리온 슈터 허일영은 지난해까지 동료였던 센터 장재석(모비스)에게 “모비스에서는 스크린을 잘 걸던데 왜 오리온에서는 안 그랬나”는 질문을 던졌고 인삼공사 가드 이재도는 신인 시절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지명한 전창진 KCC 감독에게 “시즌 끝나면 제가 FA 자격을 얻는데 어떻게 예상하시나요”라고 물었다. 이재도는 상무 시절 술자리에서 김승기 감독에게 “형님”이라고 부른 이야기까지 꺼냈다. 몇 년 전만 해도 선뜻 말하기 어려운 주제를 이제 선수들이 직접 나서서 입을 열었다.

 

 남자프로농구는 2020년부터 변화를 주창했다. 농구대잔치 시절 영광에 젖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자는 의도였다. 연맹과 구단뿐 아니라 감독, 선수들까지 직접 나서서 팬심 사로잡기에 공을 들였다. 노력과 변화가 미디어데이에서 보인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청담 김두홍 기자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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