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증오와 ‘미나리’의 의미 [SW시선]

Demonstrators holds signs during a press conference calling to a halt on violence against Asian Americans Monday, March 22, 2021, in Los Angeles. (AP Photo/Marcio Jose Sanchez)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2019년 3건→2020년 28건→2021년 35+?건’ 

 

위 숫자는 뉴욕경찰에 접수된 아시아계 증오범죄 건수다. 미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이민 1세대 한국계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더구나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 시상식인 제93회 아카데미 어워즈(25일 개최)에서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을 포함해 총 6개 부문 후보가 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나리’의 울림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윤여정은 지난 5일 제27회 미국 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며 해당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로 연기상 부문 수상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같은 시상식에서 앙상블상을 받긴 했지만 연기상은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영역이었다. 미국 배우조합은 할리우드 배우 및 성우로 구성돼 콧대가 높기로 유명하지만 2년 연속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영화 및 배우의 위상을 재정립했다는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에 이어 배우조합상에서도 호명됐기 때문. 이에 영화계에서는 ‘미나리’가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카데미는 매년 시상식 때마다 각종 세계적 이슈에 관심을 갖는 제스처를 취했던 만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제에서 총 104관왕 및 20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는 옛이야기를 다루지만 의미는 지금도 통용된다. 미국에서 힘들게 정착해 나가던 한국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내용을 담은 만큼 의미적인 측면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바이든 정부 출범 이래 이민자 관련 정책이 시험 무대에 오른 상태다. 기득권과 이민자의 갈등을 넘어서서 이민자 간의 갈등 역시 해묵은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책 모색이 시급하다. 

 

이에 윤여정의 ‘아카데미 한국 최초 연기자상 수상 가능성’이란 타이틀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윤여정이 극 중 보여줬던 연기의 의미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작품에서 그가 맡은 순자 캐릭터는 타국 적응에 힘겨움을 겪는 가족들에게 거름 같은 역할이 돼준다. 이는 현재 고통받는 전 세계 이민자를 보듬어 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시상식만으로 끝날 게 아니라 더 나아가 관련 정책 및 사회적 시선의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영화의 목적성은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것이 ‘미나리’의 힘이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판시네마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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