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패션 업계에도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 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중에서도 ‘친환경 패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유행하는 아이템을 많이, 자주 사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포장, 소재, 가공법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
LF는 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인 ‘카톤랩(CartonWrap)’을 도입했다. 최근 전자상거래 소비로 배송량이 급증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된 포장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취지다.
LF는 오는 7월부터 ‘LF몰’을 필두로 전 브랜드의 포장 박스 제작에 카톤랩을 적용한다. 이는 이탈리아 물류 패키징 솔루션 기업 CMC SRL사가 개발한 시스템이다.
‘카톤랩’은 제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제품 크기에 맞춰 박스가 제작된 후 포장, 운송장 부착까지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박스를 포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OPP 테이프의 양과 스티로폼·에어백 등 포장완충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LF는 ‘카톤랩’ 도입 후 연간 약 25%(410톤)의 포장 박스와 약 90%(0.2톤)의 OPP 테이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니트·티셔츠 등 부피가 작은 상품 포장을 위해 부득이 사용해왔던 비닐사용도 사라진다. 이로써 연간 약 66톤의 비닐을 줄일 수 있다.
최용 LF 물류혁신실장은 “글로벌 유통 기업들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검증된 친환경 포장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포장 폐기물 배출량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섬도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재고 의류 폐기를 친환경 방식으로 바꾸는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폐기될 재고 의류를 폐의류 재활용업체가 고온·고압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재탄생한다.
한섬은 2020년 하반기 12톤의 재고 의류를 친환경 처리 방식으로 시범폐기했다. 2021년은 연간 재고 의류 물량의 절반 수준인 30톤 가량을 이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2024년에는 재활용 가능한 한섬의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한섬 관계자는 “재고 의류를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이 기존보다 6배 더 들고, 처리 기간도 1~2주 이상 더 걸린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친환경 재고 의류 처리방식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세엠케이도 운영 브랜드마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환경보전 단체와 협업하며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앤듀는 2019년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업을 시작했다. 일회용 비닐 쇼핑백 대신 재활용 가능한 소재의 쇼핑백을 전면 도입했다. 2021년 S/S 시즌 캠페인으로 ‘그린라이프’를 실시해 친환경적인 브랜드 가치관을 고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친환경 소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앤듀의 경우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소재와 동물 학대 없는 원재료 ‘에코 비건(ECO-VEGAN)’을 적용하고 있다. TBJ에서도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N:ICE’ 아이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구호·빈폴 등 대표 브랜드에서 페이크 퍼 같은 친환경 소재를 적극 선보이는 추세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 소장은 “ESG는 이제 기업에게 거스를 수 없는 시류”라며 “저성장 시대,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 추구와 함께 기업도 사회적 가치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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