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870g으로 찾는 몸의 기억…KIA 이창진 “딱이에요”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한 번 다친 이후로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 비시즌 운동법부터 바꿨고, 웨이트트레이닝 방향도 새로 설정했다. ‘이 느낌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자 시선을 도구로 돌렸고 방망이 무게를 870g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KIA 외야수 이창진(30)은 “가장 좋았을 때 그 느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진은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55번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두 차례 트레이드로 KT를 거쳐 KIA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2019시즌 중견수로 전향한 뒤 주전으로 올라섰고, 신인왕 경쟁까지 펼쳤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도중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약 반 년 동안 재활에만 매진해 돌아와서는 내야 땅볼에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하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장점인 타격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었고, 가장 좋았던 2019시즌의 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창진은 겨우내 몸의 기억을 되짚었다. 사소한 생활습관부터 체크한 가운데 마지막 단계가 바로 방망이 변화다. 이창진은 그간 850g짜리 가벼운 배트를 써왔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870g짜리 배트를 들고 합류했다. 870g은 보통 야수들이 가장 많이 쥐는 무게다. 이창진은 “2019시즌에도 그렇고, 지난해 부상을 털고 돌아왔을 때 가장 좋았던 느낌이 870g짜리 배트를 쓸 때였다. 그때 감각을 찾기 위해 다시 무거운 배트를 잡았다”고 말했다.

 

 당장 장타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박병호(키움)나 김재환(두산), 최정(SSG) 같은 홈런타자들은 최소 880g에서 900g 이상까지 사용한다. 이창진은 오롯이 감각을 위해 20g을 추가했다. 물론 허리 부상이 있던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방망이 무게의 미세한 차이는 결국 신체에 부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창진은 “충분히 가능하다. 무리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창진은 “오히려 가벼운 방망이를 쓸 때 몸 전체를 돌리는 느낌이 강했다. 가벼운 만큼 쉽게 돌아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면서 “20g을 늘려 잡은 뒤에는 가장 좋은 느낌이 들더라. 이제 실전을 시작해서 새로운 방망이에 적응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만 지금의 느낌을 계속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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