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만 바라보는…농구는 혼자 할 수 없다

 

[스포츠월드=용인 이혜진 기자] 농구는 혼자 할 수 없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국민은행이 일격을 당했다. 쓰라린 패배를 떠안았다. 7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71-76으로 패했다. 2018~2019시즌 이후 통산 2번째 정상을 노리는 국민은행으로선 다소 불리한 상황이 됐다. 67.8%의 확률(역대 1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할 확률·28회 중 19회)을 거머쥐는 데 실패했다. 결과만큼 과정에서의 아쉬움도 많았다. 마지막까지 추격하긴 했으나 경기 내내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국민은행의 핵심 카드는 단연 박지수다. 경기 전 안덕수 감독은 “어쨌든 (박)지수 손에서 공은 나간다”면서 “뻔한 루트겠지만 그만큼 강력한 루트가 되길 바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타깝게도 이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삼성생명 김한별은 박지수와 매치업 될 때마다 외곽으로 유인해 1대 1을 시도했다. 박지수 역시 36분28초 동안 23득점 9리바운드 등으로 고군분투했으나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체력적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더블더블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박지수가 이번 시즌 더블더블을 작성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의 약점이 드러났다고도 볼 수 있다. 1옵션인 박지수가 막혔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해줄 자원이 없다. 이날도 마찬가지. 박지수가 상대 압박수비로 몰리고 있었지만 다른 루트를 뚫지 못했다. 경기 초반 턴오버가 잇달아 나오다 보니 찬스 상황에서도 머뭇거리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안덕수 감독은 “지수에게 여러 명의 박스아웃이 달라붙는다. 다른 선수들도 리바운드 등에 가담해줘야 한다. 전반 끝나고도 얘기했는데 전체적으로 잘 안됐다”고 말했다.

 

공은 둥글다. 스포츠에 ‘어차피, 우승’이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돌이켜보면 이번 시즌 여자농구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절대 1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국민은행이 정규리그 2위로 쓴잔을 삼켰고, 정규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4위 삼성생명에게 허를 찔렸다. 특히 단기전에선 객관적 전력보다 이기고자 하는 집념이 중요하다.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는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없다. 달라진 내일을 위해선 오늘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WKBL 제공/ 우승후보 국민은행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일격을 당했다. 에이스 박지수가 막혔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해줄 자원이 절실하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