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태호 “이승기 선배의 조언, 마음 들킨 것 같았죠” (인터뷰 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그룹 임팩트의 태호가 ‘싱어게인’으로 재도약에 나섰다. 이승기도 극찬한 ‘성실함’을 무기로 임팩트, 그리고 태호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한다. 

 

태호는 지난 8일 종영한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에 출연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완성도 높은 무대로 실력을 증명했고, ‘37호 가수’에서 ‘태호’라는 이름을 공개하며 톱10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17일 스포츠월드와 만난 태호는 “너무 많은것을 느끼고 배웠던 시간이었다. 심사위원분들께서 좋은 피드백 많이 해주셨다”며 감사를 전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할 값진 기회였다. 태호는 퍼포먼스와 노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장점을 가졌다. 이 점이 심사위원은 물론 시청자에게도 크게 작용했다. 흔히 ‘아이돌 가수’는 프로듀서의 기획 하에 탄생한다는 인식 속에서 태호는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줬다”는 심사평을 얻을 수 있었다. 프로듀싱, 안무, 노래 등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어렸을 때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남들 눈치를 보고 있더라고요. 어떤 음악을 해야 좋을지 고민했어요. ‘싱어게인’에서는 다른 생각 없이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음악,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죠. 내가 음악을 해왔던 이유가 이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어요.”

 

37호 가수. 이름 대신 낯선 숫자를 가슴에 달고 첫 무대에 섰다. 그가 꾸민 첫 무대는 양준일의 ‘리베카’였다. 파격적인 편곡과 그를 뒷받침하는 퍼포먼스와 가창력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어머님이 누구니’, ‘봄여름가을겨울’, ‘여우비’ 등의 무대를 거쳐 톱10의 자리에 올랐다.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 이문세. 그는 선배들의 곡을 즐겨 듣는다. 자연히 그의 음악에도 선배들의 음악의 영향이 묻어난다. “그 곡들을 요즘 스타일, 그리고 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보고 싶었다”는 것이 무대에 선 태호의 바람이었다. 

2016년 그룹 임팩트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5년 차를 맞았다. 갈고 닦은 음악 실력은 ‘싱어게인’에서 빛을 발했다. 편곡은 직접, 안무도 손수 짰다. 태호는 “선곡했던 곡들이 생각보다 위험요소가 컸다. 심사위원분들도 의아한 반응이시더라. 하지만 나는 내 무대에 확신이 있었다. 그 확신을 바탕으로 편곡과 무대 기획을 거쳤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태호의 손을 거친 결과물은 그만의 스타일로 재탄생했다. “옷을 잘 입힌 것 같다”며 뿌듯하게 웃을 수 있는 이유였다. 

 

“리베카는 양준일 선배님의 색깔이 강하게 드러난 곡이었죠. 어떻게 하면 나만의 색깔로 표현할까 하다가 마이클잭슨의 사운드를 오마주 해서 편곡에 담았어요. 조금 더 펑키한 리듬으로 바꿔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음악으로 만들었죠. 퍼포먼스도 공들였어요.”

 

톱10 결정전에서 그가 선곡 한 건 심사위원 이선희의 노래 ‘여우비’. 한국무용, 현대무용, 한국 전통 악기들을 접목해 그만의 무대를 완성했다. 태호는 “‘여우비’는 아련하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강한 곡이다. 그 분위기를 극대화 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애절한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무용을 접목했다. 이전에 도전해 본 적 없는 분야였지만 전문 무용수에게 안무를 배우고 같이 만들면서 곡을 표현하고자 했다. 가야금, 해금, 대금도 직접 연주자를 섭외해 녹음을 마쳤다.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는 김현식의 ‘사랑 사랑 사랑’을 선곡했다. 태호는 무대 중간 MC 이승기에게 다가갔고, 깜짝 합동 무대가 펼쳐졌다. 놀람도 잠시, 이승기는 흥겹게 태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춤사위로 화답했다. 무관객으로 진행된 ‘싱어게인’ 경연 무대를 고려한 태호의 아이디어였다. 

 

“곡 선택의 이유, 분위기 모두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어 다 같이 즐기자는 취지였어요. 그런데 관객이 없다 보니 아쉽더라고요. 같이 놀고 싶었는데 승기 선배님이 너무 재밌게 춤춰 주셨어요. 하마터면 노래하다 큰일이 날 뻔했죠.(웃음) 너무 감사했어요.”

 

50호 가수 윤영아와 펼친 3라운드 라이벌전에서 태호는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 무대를 꾸몄다. 무대를 마친 후 태호에게 건넨 이승기의 응원은 시청자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성실함’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승기는 “37호 가수를 보면 기분이 좋다. 17년 연예인 생활하면서 성실도 끼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주고 싶었다. 그걸 37호 가수가 증명해 줬다”고 말했다. 태호의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지금까지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성실한 게 다가 아니라고. 착실함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눈치껏 실속을 챙기라는 말을요. 제 모습을 가식처럼 보는 분들이 많았죠. 그런 말들이 저를 힘들게 했어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데, 바꿔야 하는 건가 고민하기도 했고요. 무대에서 정말 울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했는데 이승기 선배님의 말을 듣는 순간 벌거벗겨진 느낌이었어요. 마음을 다 들켜버린 것 같았죠. 잘 참고 달려와서 기특하다 말씀 해주신 것 같아요. 너무 감사드리죠.”

 

심사위원 중에는 또래의 현역 가수들도 있었다. 특히 선미의 경우 임팩트 활동 시절 함께 해외 스케쥴 무대에 서기도 했다. 무대 뒤편에서 선미는 태호에게 힘이 되는 응원을 건넸다. 민호 역시 ‘앞으로 더 큰 무대에 같이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힘을 불어넣어 줬다며 감사를 전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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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제국,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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