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위해”… 넥슨 ‘상생 행보’ 계속된다

공채 제도 부활… 청년 일자리 창출 도모 / 전 임직원 연봉 800만원 일괄 인상 ‘눈길’ /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등 기부 문화 넘어 /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 이어나가

[김수길 기자] #1. “한국 게임 자체에 문외한이던 일본 청소년들에게 조금씩이라도 이름을 알리고 싶었어요.”

일본 도쿄증시 상장 1년 뒤인 지난 2012년 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승우 넥슨재팬 대표(현 넥슨 명예회장) - 2008년 일본 TBS TV 예능 ‘학교에 가자! MAX’를 후원한 경험을 떠올리며

#2. 업계 맏형이라는 까닭에 넥슨이 책임감을 자청하는 것 아니냐에 “나름 보람과 결실이 있으니 앞으로도…”

2016년 4월 21일. 개관을 일주일 남겨둔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이재교 엔엑스씨(NXC, 넥슨의 지주회사) 이사 - 건립 기금으로 쾌척한 200억 원 외에 자금을 더 투입할 운명을 직감한듯

새해 벽두부터 넥슨은 막대한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 ‘전 임직원 연봉 800만 원 일괄 인상’안을 기습 발표하면서 공채 제도의 흥행에도 기름을 부었다. 또한 2018년부터 자취를 감췄던 공채 제도를 3년만에 부활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의 한 축으로 공채 제도의 정례화를 고집한다. 사진은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 본사 전경.

사회와 눈을 맞추려는 넥슨의 행보가 또 한 차례 진화하고 있다.

1994년 창립한 이후 어린이책방, 놀이터, 아트 전시회, 전문병원, 지역 환경개선사업 등 게임 업종과는 다소 연결 고리가 느슨했던 분야에 전념해온 이력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넥슨과 사회를 직접 연결하는 게임인(人) 육성이라는 화두를 꺼내들었다. ‘콘텐츠 기업의 최고 자산=사람’이라는 도식처럼 우수 인재 확보야말로 미래 경쟁력 제고의 첫 단추라는 판단에서다.

넥슨 작은책방사업은 어느새 16년차가 됐다.

그동안 전사 차원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계발(啓發)하기 위한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지만, 수요와 공급의 질적인 면에서 필요충분조건을 채울 정도로는 즉답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경쟁기업으로 꼽을 수 있는 넷마블이나 엔씨소프트가 공개채용(공채) 형태로 꾸준히 수혈해온 것과는 달리, 넥슨은 최근 3년간을 보더라도 필요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관점에서 수시 채용 방식을 택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역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는 단골 소재였다.

2021년부터는 이 같은 기조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넥슨은 2018년 자취를 감췄던 공채 제도를 3년만에 부활한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의 한 축으로 공채 제도를 정례화한다. 현재 넥슨은 내부 수요를 집계하고 있고, 채용 규모는 세자릿 수로 가닥을 잡았다. 이로써 5000여명인 넥슨의 한국 내 직원수는 2021년 연말께 6000명선으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넥슨의 사회공헌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넥슨재단 김정욱 이사장(넥슨 커뮤니케이션 총괄 임원, 부사장)은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넥슨의 목표”라며 “인재 육성도 이 연장선에서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들어선 넥슨 작은책방.

새해 벽두부터 넥슨은 막대한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 ‘전 임직원 연봉 800만 원 일괄 인상’안을 기습 발표하면서 공채 제도의 흥행에도 기름을 부었다. 이제 넥슨의 신입 공채 기수들은 개발직군을 기준으로 5000만 원을 웃도는 초봉을 받는다. 경력 공채도 활성화 된다. 직책·연차와 무관하게 회사의 발전에 기여한 이른바 스타플레이어는 경영진보다 많은 파격적인 성과급을 챙길 수 있다.

코로나 19 속에서도 방역을 지키면서 치러진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모습.

특히 코로나 19의 여파로 경기가 급랭하면서 기업들이 공채 일정을 축소·폐지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넥슨의 대규모 공채 소식은 취업 관련 각종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넥슨이 우수 인재 영입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동종 업계는 물론이고 비(非)게임 업종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어린이집(도토리소풍) 등 넥슨의 내로라하는 기존 사내 복지 제도에 더해 임금 체계가 ‘개혁적으로’ 변모하면서 상반기 진행될 공채부터 지원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전 세계 17개 나라에 1800만 개 이상의 브릭을 공수했다.

이는 향후 국내 IT·게임 업계 전반에 걸쳐 인재 선점을 위한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 실제 넥슨의 발표 이후 넷마블도 유사한 임금 인상안을 내놨다. 넥슨 관계자는 “회사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하고, 구성원들은 성취감을 갖고 회사의 경쟁력을 배가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며 “우수한 인재가 넥슨에 몰리는데 국한되지 않고, 게임 업종이 다시 회자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이 200억 원을 기탁해 2016년 4월 건립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한편, 넥슨은 단순히 기부의 개념을 초월해 사회적 가치를 도출할 수 있는 사회공헌에 집중해왔다.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도 신규 기부 캠페인이나 직원 재능기부 장려 등 사회공헌과 결합한 각론을 동시에 고안했을 정도다. 넥슨은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내비치면서 ‘통큰’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병원’ 타이틀을 지닌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으로 200억 원을 전달했고, 운영 자금으로 수 십억 원을 보탰다.

오는 2022년 9월 대전에 건립될 국내 최초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정식 명칭은 대전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다.

2018년 초 넥슨재단을 출범하고 나서는 국내 최초 공공어린이재활병원(정식 명칭: 대전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과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 가칭) 등 더욱 굵직한 사업을 현실화하고 있다. 두 병원의 완공을 위해 넥슨은 대전시와 서울대학교병원에 각각 100억 원을 약정했다.

넥슨재단은 서울대학교병원과 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100억 원의 기금을 약정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맨 왼쪽),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

여기에 아이들의 독서 활동을 보조하는 넥슨 작은책방사업은 어느새 16년차가 됐다. 나라 안팎에서 130곳을 열었고 누적 12만 권의 도서를 꽂았다. 창의적인 놀이 문화를 전파한다는 브릭 기부사업 플레이노베이션(Playnovation)을 통해서는 전 세계 17개 나라에 1800만 개 이상의 브릭을 공수했다. 넥슨은 작은책방사업과 브릭 기부사업에만 합산 60억 원을 쏟았다. 청소년들의 코딩 체험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도 뿌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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