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9년 만에 최대 폭 상승

1월 셋째 주 기준 전달보다 0.31%↑… 전셋값 71주 연속 상승세
서울 아파트 전경.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이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새해 들어 3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며 71주 연속 상승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올라 지난주(0.2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0.31% 올라 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교통망 및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아파트값이 키 맞추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까지 서울은 물론 지방까지 계속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여겨지는 수도권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이 지난주 각각 0.36%에서 이번 주 0.42%, 0.40%로 모두 상승 폭을 키웠다.

 

경기에서는 양주시가 1.2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양주시는 광역급행철도(GTX)-C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인 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며 새해 들어 1.44%, 1.35%, 1.27% 등 3주 연속 크게 뛰었다.

 

의왕시(0.44%→0.97%)가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고양시 덕양구(1.06%→1.10%)·일산서구(0.78%→0.81%), 용인 기흥구(0.29%→0.63%), 남양주시(0.64%→0.77%) 등도 상승 폭을 키우며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고양 덕양구에서는 도내동 고양원흥동일스위트 전용면적 84.983㎡가 이달 5일 11억원(9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인 지난달 19일 9억원(21층)에서 불과 한 달여 만에 2억원이 오른 것으로 국토교통부에 신고됐다.

 

남양주시에서는 별내·다산신도시 등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이어졌다. 별내동 포스코더샵 116.59㎡는 이달 9일 9억2700만원(22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지난달 당시 최고가격 거래인 8억8500만원에서 한 달 만에 4000만원 넘게 올랐다.

 

인천은 주거환경이 좋은 송도신도시 대단지와 연수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오르며 연수구가 지난주 0.78%에서 이번 주 0.95%로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도 지난주 0.07%에서 이번 주 0.09%로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7월 둘째 주(0.09%)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8~11월 매주 0.01∼0.02% 수준으로 오르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12월 1∼4주 0.03%, 0.04%, 0.05%, 0.06%로 매주 상승 폭을 키웠고 새해 들어서도 0.06%, 0.07%, 0.09% 등 3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0.18%로 지난주(0.14%)에 이어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송파구는 잠실동 인기 단지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고, 강남구(0.10%→0.11%)와 서초구(0.10%→0.10%) 역시 각각 압구정동, 반포동 등의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

 

재건축 대표 단지인 잠실동 잠실주동5단지는 현재 매물이 1~2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82.61㎡가 이달 9일 24억8100만원(9층)에 매매 계약서를 써 작년 6월(24억3000만원) 이후 5000만원 넘게 오른 신고가에 거래됐다.

 

동대문구(0.09%→0.15%), 강동구(0.11%→0.11%), 마포구(0.10%→0.11%), 광진구(0.08%→0.11%), 강북구(0.05%→0.10%) 등이 0.10% 넘게 오르는 등 이번 주 서울 모든 지역의 상승률은 전주보다 크거나 같아 상승세가 뚜렷했다.

 

지방은 지난주 0.25%에서 이번 주 0.26%로 소폭 상승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0.32%에서 0.33%로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는 0.18%에서 0.20%로 모두 상승 폭을 소폭 키웠다.

 

지난해 수도이전 논의로 집값이 크게 뛰었던 세종시는 0.24%에서 0.22%로 둔화했다.

 

시·도별로는 경기·인천(0.40%)에 이어 부산과 대전(0.38%)의 상승 폭이 컸고, 울산(0.36%), 대구(0.36%), 제주·충남(0.30%), 경북(0.28%), 강원(0.25%), 경남(0.21%), 충북(0.20%) 등의 순으로 올랐다.

 

정부가 작년 말 규제지역을 확대한 이후 해당 지역의 상승세는 다소 꺾였지만 이보다 한 달 앞서 규제가 가해진 지역과 규제를 비껴간 일부 지역은 다시 상승률이 높아졌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서구(0.19%→0.13%)와 사상구(0.37%→0.27%), 강서구(0.22%→0.20%) 등은 상승세가 꺾였으나 이보다 한 달 앞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남구(0.57%→0.72%)와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기장군(0.49%→1.04%)은 상승 폭이 커졌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25%에서 이번 주 0.24%로 소폭 둔화했다.

 

서울(0.13%)은 82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강남권은 송파구(0.21%)가 문정동 등 역세권과 거여동 위주로, 서초구(0.11%)는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잠원ㆍ방배동 위주로 올랐고, 강남구(0.15%)는 대치ㆍ수서동 위주로 상승 폭이 컸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0.17%)가 상계·중계동 위주로, 중랑구(0.16%)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고, 용산구(0.17%), 마포구(0.16%) 등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그동안 전셋값이 급등했던 강남권 일부 지역은 매물이 누적되고 상승 폭이 축소됐으나 강북권 중저가나 역세권 인기 지역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0.22% 올라 전주(0.23%)보다 소폭 하락했다.

 

경기가 지난주 0.26%에서 이번 주 0.25%로, 인천은 0.37%에서 0.30%로 각각 둔화했다. 양주시(0.59%), 동두천시(0.51%), 고양 덕양구(0.50%), 안산 단원구(0.48%) 등의 상승률이 높았고 인천은 연수구(0.50%)와 서구(0.4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지방의 아파트 전셋값도 0.25% 올라 전주(0.27%)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세종은 지난주 1.67%에 이어 이번 주 1.17%로 낮아졌지만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전(0.43%→0.48%)과 부산(0.31%→0.33%)은 전셋값 상승 폭이 커졌고, 대구(0.26%→0.25%), 광주(0.16%→0.15%), 울산(0.43%→0.40%) 등은 상승 폭이 줄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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