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기아 스팅어, 아이조차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

[한준호 기자] 기아 스팅어의 매력은 여전했다. 

 

중형 세단을 바탕으로 스포츠카의 강점을 두루 갖춘 스팅어는 동급 K5뿐만 아니라 상위 차급인 K7보다도 배기량과 최대 출력 및 토크가 더 훌륭한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다. 201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일 때에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 2021년형은 더욱 향상됐다. 

 

지난 주말 스팅어 2.5ℓ 가솔린 터보 최상위 트림인 마스터즈를 타볼 기회가 생겼다. 외관을 다시 보니 좀 더 매끈해진 느낌이었다. 차를 타고나서 시동을 걸자 엔진의 배기음과 떨림이 기분 좋게 차 전체로 퍼져나갔다. 

기아 스팅어의 매력은 첫 출시 이후 벌써 3년이 넘어가지만 여전했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산뜻한 매력과 내부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감성은 주행성능과 맞물려 훌륭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한준호 기자

시승 구간은 서울에서 출발해 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 그리고 양주와 동두천을 지나는 고속화 도로를 거쳐 연천까지 편도 76㎞ 거리였다. 출발하면서 서울 도심을 관통했는데 복잡한 시내 도로를 달리다보니 갑자기 끼어든 차에 놀라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경적을 울렸는데 몸보다 빨리 차가 멈췄다. 마치 기계가 차 안에서 브레이크를 급히 작동시킨 듯 ‘끼긱’ 소리가 났다. 스팅어의 안전 사양 덕분이었다. 

 

도심 골목 안에서는 너무 좁아서 통과하기가 버거운 공간이었는데 자동으로 차 전면부에 달린 카메라가 작동하고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모니터에 차 앞 영상과 차 주변이 사진 형태로 등장했다. 사각지대 장애물을 보여주는 기능이라 편리하고 안전하게 해당 구간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번 시승에 동반한 아들은 처음에 별 관심 없는 듯 보였지만, 고속화 도로에 들어서 속도를 올리자 무척 신나 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차가 튀어나가는 것은 일반 승용차에서는 경험하기 어렵다. 스팅어처럼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 차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속도계를 함께 지켜보던 아이가 괴성을 지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급격한 속도 높이기는 스팅어만의 강점이었다. 비슷하거나 이보다 큰 세단으로도 이 정도의 힘을 발휘하긴 어렵다. 스팅어 2.5ℓ 가솔린 터보의 최대 출력은 304마력이고 최대 토크는 43.0㎏∙m이다.

고속화 도로에서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을 이용해봤다. 핸들 위 속도계 그림이 그려진 버튼을 누르고 아래 버튼을 손가락을 이용해 위로 몇 차례 올리자 계기판에 속도 표시가 올라갔다. 제한 속도에 맞추고 난 뒤 핸들 위 차간 거리 조절 버튼을 눌러 차간 거리를 미리 설정해놓자 알아서 속도를 유지하면서 차가 주행하기 시작했다. 핸들 위 차선 유지 버튼을 눌렀더니 잠시 손을 떼자 핸들이 알아서 움직이는 게 보였다. 이 역시 아이에게는 무척 신기한 듯했다.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알아서 속도를 줄였고 앞차가 옆 차선으로 빠지면 곧바로 굉음을 내며 앞으로 치달았다. 스팅어여서 이러한 반자율주행 성능도 스포츠 세단에 걸맞았다.

 

앞 좌석 통풍 시트, 전 좌석 열선 시트, 핸들 열선, 그리고 공기청정 기능에 음성명령 공조 장치 및 차창 여닫기가 가능한 것까지 스팅어의 편의사양 역시 최상이었다. 이 정도면 어딜 가도 만족스러운 스포츠 세단으로 손색없을 듯하다.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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